내년 3월부터 지적장애인도 생명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이달 중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 상품이 출시되고, 장애인의 일반 보장성 보험 가입 시 세액공제도 현행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장애인학교인 경운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장애인들이 금융을 이용할 때 어려운 점이 없는지 직접 듣고 여러 제약사항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내년 3월부터 지적장애인도 생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 지적장애인은 상법상 심신박약자 등으로 분류돼 생명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 의사능력이 있는 장애인은 직장 단체보험이나 직접 가입할 때 생명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약관 개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지적 장애인 수는 약 16만7000명이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지적 장애인의 운전자보험, 우체국보험 등 부당한 가입 거절 사례가 여전하다고 판단, 장애인들이 보험가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보험 약관 등도 손보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장애인을 피보험자로 지정해 일반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보험료 세액공제 한도를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은 KDB생명과 미래에셋생명, NH생명에서 이달 중 출시된다. 일반 연금에 비해 보장 수준이 10∼25% 높고, 중도에 해약하더라도 해약 환급금이 높게 설계됐다. 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장애인 1인을 피보험자로 한 ‘단생보험’과 장애인 부모까지 포함시킨 ‘연생보험’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외에도 보건복지부와 장애인단체, 금감원 등과 협조해 장애인 금융 이용 전반에 관해 격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은행에 수화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고 점자홍보물을 제공하는 등 장애인의 금융이용을 돕기 위한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반드시 필요한 금융지식을 위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장애인 대상 금융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주기적인 금융 이용 실태조사를 통해 추가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