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성인 체세포를 이용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세계 최초로 확립했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이동률 교수팀과 미국 차병원 줄기세포연구소 정영기 교수팀은 성인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살아 있는 성인 체세포를 이용해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를 확립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지난해 미국 연구진이 태아와 신생아 유래 세포주를 이용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한 적은 있지만 환자 본인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 차병원줄기세포연구소에서 성공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확립은 지난해 미국팀의 연구보다 진일보한 기술로 향후 난치병 환자의 세포치료제 개발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차병원 연구팀은 75세와 35세 성인 남성으로부터 피부세포를 기증받았다. 1차 연구에서 3명의 난자공여자로부터 49개의 난자를 공여 받았고, 체세포복제를 통해 3개의 포배기 배아를 생산했고(6.1%), 1개의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2.0%)했다. 하지만 정상 염색체보다 두 배의 염색체를 가진 배아로 판정돼 정상적인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의 확립에 실패했다.
이후 연구팀은 난자의 제핵방법과 난자 활성화 방법을 개선하는 연구를 수행했고, 이 연구 결과는 국제특허를 신청했다.
이어진 2단계 연구에서 4명의 난자공여자로부터 77개의 난자를 공여 받았고, 5개의 포배기 배아를 생산(6.5%), 2개의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2.6%)했다. 염색체 검사와 유전자 마커 분석을 통해 75세와 35세 성인 남성의 체세포로부터 각각 유래된 정상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간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한 연구지만, 한편으로는 성인 남성으로부터 기증받은 체세포로 최초로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성인 환자의 맞춤형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확보에 난자의 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후속 연구를 통해 난자 내의 이러한 원인인자를 밝힌다면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 확립효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차병원은 이미 배아줄기세포주를 활용한 노인성 망막변성 치료제 기술을 확보한 만큼,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주를 활용한 세계 최초 난치병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성광의료재단 줄기세포연구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줄기세포 분야 국제학술지 셀스템셀(Cell Stem Cell) 18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