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기업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고작 46원을 남긴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증가율도 0.7%에 그쳐 수익성과 성장성에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3년 우리나라 상장법인 및 비상장 주요기업의 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평균이 4.6%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0.2%포인트 줄었으며,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매출액 증가율도 0.7%로 전년(4.9%)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대상기업에서 제외하면 매출액 증가율은 -0.3%로 떨어지고 영업이익률도 3.4%로 크게 낮아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3년 매출액 158조4000억원, 영업익 21조8000억원을 거둬 7%대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201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1조2000억원과 18조5000억원이었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매출액 41조7000억원, 영업익 3조7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를 넘었다. 2012년에는 매출 43조2000억원, 영업익 4조3000억원을 각각 거뒀다.
이번 조사는 국내 상장기업 1541곳과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비상장기업 169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제조·판매와 직접 관계가 없는 영업외손익을 빼고, 순수한 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5.7%로 2012년과 같았던 반면, 비제조업은 3.0%에서 2.7%로 하락했다. 제조업 가운데는 조선(4.1%→-0.1%), 비제조업 가운데는 건설업(0.8%→-1.2%)의 매출액영업이익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2008년(2.8%) 이후 가장 낮은 5.1%에 그쳤다. 이 비율은 산업용 기계(5.6%→3.5%)와 조선(4.1%→-0.1%) 등 지난해 구조조정이 있었던 산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크게 떨어졌다.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이자보상비율(379.6%→399.1%)은 상승했다. 이 비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벌어들인 돈은 적지만 저금리에 힘입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기계, 전기전자업종은 매출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났고, 산업용기계부문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며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 중심의 성장세로 국내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주요 수익성 지표 추이 (단위: %, 자료: 한국은행) *(괄호)안은 제조업>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