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 유출에도 소비자 지갑 열고 카드 썼다

카드3사의 정보유출 사고 여파로 카드업 불황이 예견됐지만 오히려 카드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최근 5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객정보 유출에도 소비자 지갑 열고 카드 썼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카드승인금액은 136조9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카드승인금액 증가율(5.1%)보다 높은 성장세다.

협회 측은 카드3사 정보유출 여파가 실제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당초 카드사들은 지난 1월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의 정보유출로 전체 업황 자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산업 규제 강도가 높아져 영업·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여건과 소비심리 등이 개선됐다”며 “민간소비 회복세가 점차 견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월 카드승인금액은 48조5200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3조1900억원(7.0%)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1.4%P, 지난해 연간 카드승인금액 증가율(4.7%)에 비해서는 2.3%P 상승했다.

체크카드 성장도 괄목할만하다. 3월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총 9조3700조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1조8800억원(25.1%) 늘었다. 전체카드대비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19.3%로 전년 동월에 비해 2.8%P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신용카드 비중은 전년 동월대비 2.8%P 감소했다.

카드승인 건수는 증가율이 승인금액 증가율보다 앞서면서 소액결제가 많아지는 추세를 보여줬다. 3월 카드승인 건수 증가율은 금액증가율(7%)의 두 배가 넘는 15.0%로 나타났다. 소액결제가 늘어난 탓이다.

카드 종류별 평균결제금액은 전년 동월대비 모두 하락했다. 1분기 상위 10대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75조2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조80억원(3.9%) 증가했으나, 전체카드 승인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P(56.2%→54.9%) 감소했다.

신용카드는 여전히 결제금액이 높은 업종에서 사용된 반면 체크카드는 소액결제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됐다. 1분기 카드 종류별 상위 10대 업종 중 신용카드에는 국산신차구입(1323만원), 약국(6만924원)과 같이 평균결제금액이 높은 업종이 포함된 반면, 체크카드에는 편의점(7530원), 의원(3만4858원)과 같이 평균결제금액이 낮은 업종에 포진했다.

다만 상위 10대 업종에 대한 1분기 체크카드 승인금액 증가율(25.5%)이 신용카드(-0.3%)를 크게 상회(25.8%p)하면서 상위 업종에도 체크카드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