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자체 투자력을 높이기 위해 금융·투자 업계 경력직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 심사 전문성을 높여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씨소프트는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를 확보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대한 식견을 갖춘 경력직 전문가들을 접촉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움직임은 최근 게임 산업환경 변화가 배경이다. 게임 전문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게임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거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식견을 갖출 필요성이 커졌다. 비교적 안정적인 온라인게임 사업에 비해 최근 부상한 모바일게임 사업은 히트작 보유 여부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갖추는 과제는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요소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넥슨이다. 넥슨은 게임에 국한하지 않고 유아와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미국 이륜 전기차 기업 ‘릿 모터스’에도 투자하는 등 시장을 한정짓지 않는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교육,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 거액을 쏟아부었다.
엔씨소프트는 별개 투자 자회사 없이 내부 투자 역량을 높이는데 골몰하고 있다. 이번 인재 영입을 두고 시장에서는 별도 투자법인 설립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지만 실제로는 내부에 경험이 많은 투자 전문 인력을 전략적으로 영입해 조직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웹툰 기업 레진코믹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게임과 관련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 벤처캐피털업체 대표는 “최근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좋은 기업을 선점하려는 대기업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며 “게임 외 사업 다각화를 위한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이 시간을 들여 오래 개발해야 할 게임이 있는 반면에 스타트업 처럼 빠르게 개발해야 할 게임도 있다”며 “스타트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사 대부분이 퍼블리셔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우수 게임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의도도 읽힌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투자 전문인력을 영입 중인 것은 맞으나 별도 전문 투자법인을 세우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투자팀 규모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이 팀을 보강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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