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더 빨리 키운다…식물성장 호르몬 옮기는 단백질 규명

국제 공동연구팀이 식물성장 호르몬을 옮겨 잎과 줄기의 성장을 촉진하는 수송단백질을 규명해냈다. 식물 성장을 촉진해 바이오매스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공대 융합생명공학부 이영숙 교수팀과 일본 이화학연구소 키바·사카키바라 박사팀, 스위스 취리히대 마티노이아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애기장대 뿌리에서 합성된 식물성장 호르몬 ‘사이토카이닌’을 잎과 줄기로 전달하는 수송단백질(AtABCG14)을 알아냈다고 1일 밝혔다.

식물 뿌리는 주변 영양분 환경에 관한 정보를 줄기와 잎에 보내 식물이 처한 환경에 맞게 잎과 줄기가 성장하도록 조절한다. 뿌리 주변에 영양분이 충분하면 사이토카이닌이 뿌리에서 만들어져 줄기와 잎으로 이동해 식물 성장을 촉진한다. 하지만 뿌리 속 세포에서 합성된 사이토카이닌이 어떻게 줄기와 잎으로 옮겨가는지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AtABCG14가 만들어지지 않는 돌연변이 애기장대가 정상 야생종에 비해 훨씬 작았다. 연구팀은 AtABCG14 단백질을 증가시키면 잎의 성장이 촉진되는 것을 밝혀냈다. 이와 같이 AtABCG14 단백질을 활용해 사이토카이닌 수송을 증가시키고, 바이오매스를 증대시킬 수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된 사이토카이닌 이동을 추적한 결과 AtABCG14가 만들어지지 않는 돌연변이에서는 잎으로 수송되는 사이토카이닌 양이 야생종에 비해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식물 성장을 촉진시키는 한 가지 방법으로 특허 출원했다. 향후 이 특허를 종자회사나 응용연구기관 등에 소개할 계획이다.

이영숙 교수는 “이 유전자를 포플러, 갈대 같은 바이오에너지 식물이나 잎과 줄기를 사용하는 채소작물에 넣을 수 있다”면서 “연구결과를 응용하려면 실제 작물에 넣어 생장을 살펴보고, 나아가 병 저항성이나 스트레스 내성이 감소하지 않는지 등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연구실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 4월 28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