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가 6년여만에 최저...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원화 강세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물가가 6년 3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수출물가 하락은 수출기업이 같은 상품을 팔아도 실제로 손에 쥐는 원화 액수가 줄어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4월 수출물가지수(잠정)가 88.33으로 3월보다 2.5% 하락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08년 1월의 88.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3월 1070.89원에서 지난달 1044.55원으로 2.5% 하락하면서 수출물가를 끌어내렸다.

미국 달러화 등 계약 통화(수출입 때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통화)를 기준으로 한 수출물가는 지난달 0.1% 내리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는 TV용 LCD(-4.5%), D램(-4.2%) 등 반도체·전자표시장치의 4월 수출물가가 전월보다 3.3% 내려 하락폭이 가장 컸다. 화학제품과 제1차금속제품은 각각 2.8%, 2.6% 떨어졌다.

수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7.3%나 낮은 수준이다. 수입물가지수도 97.13으로 2010년 4월의 97.06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원화 강세의 영향이 크다. 수입 물가가 내리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출입물가가 두 달 연속 동반 하락한 가운데 원화 강세는 이달 들어 더 가파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화강세가 지속되며 세 자리수 원달러 환율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