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의 더딘 성장세에 제조사들이 이미 수립했던 양산계획을 미루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파나소닉이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하려던 OLED 디스플레이 생산 계획을 취소하고 오는 2016년 이후로 연기했다고 14일 보도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액정디스플레이(LCD)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영상을 구현하는 화소에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소재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별도로 패널 뒤에 광원을 두는 LCD에 비해 얇은 것이 특징이다.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재생할 수 있지만 대형의 경우 비싼 양산 비용이 해결과제다.
파나소닉은 인쇄 기술을 응용해 유기발광 소재를 도포하는 ‘인쇄방식’ OLED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소니와 함께 공동개발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말 협력을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2015년 상품화를 목표로 개발해 왔다.
하지만 회사는 OLED 생산원가 절감이 어려워 양산 계획을 미루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기 어려운 가격이라는 판단이다. 회사의 55인치 OLED TV 가격은 100만엔(약 10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40만엔(약 400만원) 가량인 초고화질(4K) TV의 갑절이다.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11인치 OLED 상용화에 성공했던 소니도 진행 중이던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10년간 계속된 TV 사업 적자에 시장 성장이 더딘 OLED TV 보다 판매 성장폭이 큰 4K TV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소니는 세계 4K TV 시장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빠르게 늘지 않는 시장 수요로 올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신규 OLED 생산라인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OLED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됐던 TV 시장은 4K TV가 주도하는 상황이다. OLED TV의 장점으로 부각됐던 화질 격차도 줄어들고 무엇보다 4K TV 가격이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LG전자의 55인치 OLED TV 가격은 약 6000달러(약 615만원)다. 같은 크기의 풀HD TV의 약 7배, 4K TV의 2배다.
시장조사업체 NPD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OLED TV 세계 출하 대수는 4400대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초 예측했던 25만대의 1.6%다. 업체 관계자는 “4K TV가 고화질을 구현하고 가격도 많이 내려간 상태라 OLED의 장점이 묻힌 상태”라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들어 오는 2016년 OLED TV 세계 출하 대수 예상치를 기존 1000만대에서 17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OLED TV 출하량 전망 (단위 : 대)
(자료: NPD디스플레이서치 2014년 1분기 자료)
<세계 OLED TV 출하량 전망 (단위 : 대) / 자료: NPD디스플레이서치 2014년 1분기 자료>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