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계열사를 한데 아울러 ‘지주 통합포인트’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의 ‘OK캐시백’을 빌려 사용하던 ‘하나캐시백’을 없애고 은행과 증권, 카드 등 지주 소속 모든 계열사에서 함께 사용가능한 자체 포인트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14일 하나금융지주와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하나SK카드 등 핵심계열사 주도로 전담팀을 구성해 가칭 ‘하나금융 통합포인트’ 기획 작업에 착수했다.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주 통합포인트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공식적인 도입시점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 인수 후에도 독자 통합포인트가 없는 상황이다. 외환은행과 외환카드 고객을 유입하면서 덩치가 커진 만큼 자체 통합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포인트 통합 사업은 그룹 입장에서 두 가지 의미 있다.
우선 자체 통합포인트를 구축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늘려 장기적으로 리딩뱅크에 어울리는 외형을 갖추겠다는 포석이다. 은행, 카드 등의 포인트를 함께 사용하면서 ‘하나’ 브랜드를 사용하는 금융사들 간 영업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외환카드 통합 계획으로 관계가 불편해진 SK텔레콤과의 결별 수순을 밟는 첫 번째 프로젝트라는 해석도 나온다. 자체 캐시백을 구축해 SK텔레콤의 의존도를 일찌감치 줄이겠다는 속내다.
하나금융그룹이 별도의 포인트 체계를 마련하면서 외환은행의 기존 포인트 통합 여부도 관심사다. 외환은행은 별도로 ‘예스 포인트(Yes Point)’를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측은 외환은행과의 포인트 통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인트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는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일부 협의가 있었지만 외환은행 포인트까지 통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사 관계자는 “초기 단계 논의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통합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통합포인트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각 계열사별 분담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또 전산망과 고객관계관리(CRM) 등 여러 통합작업도 필수적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하나금융’ 과의 포인트 통합에 반대 입장이다. 향후 진행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기로 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포인트 통합은 현실적으로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내부에서 아직 통합 포인트에 대한 협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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