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 순차 사업정지 여파로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50%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정지로 손발이 묶인 SK텔레콤의 가입자를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거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다음 주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영업재개에 나서면 시장점유율 회복과 수성의 대격돌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특히 보조금 투명화와 처벌 강화를 담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되는 10월까지 넉 달간 뜨거운 가입자 쟁탈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오는 19일과 20일 3사가 영업을 재개하는 시점에 SK텔레콤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5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지막 순번으로 단독 영업에 나선 KT가 최근 의외로 많은 가입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KT는 13일까지 19만3000명 번호이동(MNP) 가입자를 유치하며, 순차사업정지 기간에 3사 중 가장 많은 MNP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 같은 추세면 단독영업이 종료되는 18일까지 시장점유율이 30.2% 이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KT는 지난 3월 말 29.86%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을 회복해 최근 30%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번호이동만으로 점유율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일평균 1만1000명 MNP 가입자를 확보하며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19일까지 19.8%대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3월 말 기준 19.72% 점유율을 기록하고 4월에는 단독영업 효과로 19.96%(추정치)로 20%대까지 근접한 바 있다.
KT가 30.2% 이상, LG유플러스가 19.8%대 점유율을 기록한다면 SK텔레콤 점유율은 50% 이하로 떨어진다. 이동통신시장 50% 점유율은 SK텔레콤이 설정한 사실상 ‘마지노선’이다. 200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시장 과반을 놓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황수철 SK텔레콤 재무실장(CFO)은 “점유율 50% 이상은 SK텔레콤 핵심자산”이라며 “본원적 경쟁력 강화 노력과 외부 규제환경의 영향을 고려하면 앞으로 보조금 경쟁은 완화되고 자연스럽게 5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일단 빼앗긴 점유율을 복구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3월에도 KT 점유율이 30% 이하로 나타나며 5:3:2 구조가 깨졌지만 이는 순차 사업정지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3사 동시영업이 재개된 상황에서 한번 떨어진 점유율을 올리려면 상당한 마케팅 재원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부가 과다 보조금 투입상황을 주시하는 만큼 시장경쟁과 규제 두 가지 난관을 모두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영업재개에 맞춰 전용모델 출고가 인하를 비롯해 신규 기변 프로그램 등 고객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점유율 회복 기회는 사실상 10월까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단통법 시행으로 통신사 휴대폰 보조금 마케팅 폭이 대폭 축소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조금으로 좌우되는 시장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상품·서비스와 같은 본원적 경쟁력 혁신을 지속 선도해 오고 있어 시장 이니셔티브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2~3분기 SK텔레콤 점유율 회복을 위한 비용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특히 보조금 투입이 제한되는 만큼 출고가 인하 전략을 강하게 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이 이동통신 3사 중 제조사 대응 협상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출고가 인하 카드를 적극적으로 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통3사 5월 중순 점유율 추이
자료:이동통신 3사 종합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