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신작 인기를 조작하는 편법이 판을 친다. 거짓으로 다운로드 수와 평점을 올리는가 하면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출 순위를 끌어올린다. 인기 순위를 올려 더 많은 고객을 모으려는 일그러진 마케팅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편법으로 다운로드 수치를 높이는 시도가 잦아지고 있다. 다운로드 수가 높아야 모바일 마켓 인기순위 상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기나 매출 순위가 높은 게임은 상대적으로 사용자 눈에 쉽게 띄기 때문에 신규 사용자를 모으기 수월하다. 사용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흥행 기반이 마련된다.
대표적 사례가 가상머신(VM) 프로그램 악용이다. VM 프로그램은 가상의 스마트폰과 단말기 번호를 만든다. 여기에 게임을 설치하는 것처럼 인식시키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실제 다운로드가 발생했다고 인식된다. 다시 새로운 단말기 번호를 생성하고 다운로드를 일으키는 작업을 반복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게임’ 상위를 차지하려면 다운로드 수와 실행수가 높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클릭당과금(CPI) 광고료를 지불한다. 하지만 CPI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광고 후 수십만 다운로드를 기록해도 실제 흥행과 연결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때문에 일부 마케팅 대행사들과 일부 개발사가 VM 프로그램으로 수치를 높이는 시도를 한다.
자사 게임의 평점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경쟁사 게임의 평점을 일부러 낮추는 불공정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대량으로 유령 계정을 개설하고 경쟁사 게임에 낮은 별점을 매겨 순위를 떨어뜨리는 시도다.
업계에서는 마케팅에 일정 비용을 집행해도 이렇다 할 효과가 없을 만큼 시장 분위기가 과열된 것이 주효하다고 꼽았다. 예전만큼 다운로드 수치가 인기 척도로 직결하지 않지만 아예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고품질 게임으로 시장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개발비 부담이 커져 광고·마케팅 비용 집행은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마케팅 대행사에서 이런 제안을 많이 받는다”며 “편법이란 것을 알지만 작품을 띄우지 않으면 매출이 전혀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므로 안 할 수도 없는 유혹”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쟁사 게임에 일부러 낮은 평점을 줘서 순위를 떨어뜨리면 이에 맞서 상대방 게임에 낮은 평점을 매겨 보복하는 경우도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공정한 방법보다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려는 불공정한 시도가 많아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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