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타트업 지원 공간 ‘오션센터’ 접는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앱 개발자 지원센터 ‘오션(OCEAN)’이 문을 닫는다. 스타트업 지원 기치를 걸고 2010년 8월 문을 열었지만 개관 4주년을 앞두고 운영 종료를 결정했다. 영세한 입주 스타트업은 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오션센터는 스마트폰, 스마트TV, 태블릿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용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와 개발팀,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창업팀 120여개와 교육생 2200여명을 배출했고 3만5000여명이 오션센터를 이용했다.

오션센터는 소규모 스타트업 위주로 사무 공간을 제공했다. 앱을 개발하면 삼성앱스에 먼저 등록해야 하고 3개월마다 입주 연장 여부를 심사받는 규정을 제외하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발에 전념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오션센터를 기반으로 국내 앱 개발자 생태계를 지원·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해 왔다. 지난해 8월 개관 3주년 행사에서도 입주 업체와 향후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지만 갑자기 운영 종료를 결정했다. 소문은 몇 개월 전부터 흘러나왔지만 공식적 폐쇄 통보는 지난달 말에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오션센터 폐쇄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성과 부진을 꼽았다. 오션센터에서 배출한 기업은 알람 앱 ‘알람몬’으로 유명한 말랑스튜디오와 모바일 투표 솔루션 ‘다Vote’ 개발사 비바리퍼블리카가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외에 눈에 띌 만한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삼성전자의 내부적인 기대에 못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입주사 중 일부 팀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앱을 개발해 납품하기도 했지만 인기를 끈 서비스는 드물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3개월마다 성과를 평가하는 입주 기준이 부담이었지만 소규모 개발팀이나 스타트업 입장에서 벤처 생태계를 지원하는 것이 도움이 됐는데 폐쇄 결정은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은 성공은 물론이고 실패 경험도 자산으로 삼도록 돕는 것인데 삼성이 결과물 위주로 센터 운영 성과를 평가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국내는 이미 개발 수준이 계속 향상돼 기초 개발 교육을 지원하거나 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온라인에서 다양한 기술 문서와 콘텐츠를 지원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앱 공모전, 해커톤, 개발자 행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