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6000억 기업용 문자 시장 출사표

카카오가 6000억원 규모 기업용 문자(SMS)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개인 문자 수요를 삽시간에 대체한 카카오톡이 기업용 문자 시장 역시 빠르게 잠식하면 이동통신사 매출이 그만큼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카드사 등을 대상으로 비즈프로필 제휴를 타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즈프로필은 문자를 대신해 소비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업 계정이다. 비즈프로필 정기권은 3개월 10만원으로 전체 메시지 전송과 플러스친구 추천 노출은 별도다. 계정을 만드는 데 최소 2000만원이 필요한 기존 플러스친구 대비 가격 부담을 확 낮췄다.

플러스친구와 가장 큰 차이는 종량제다. 메시지 전송이 월 1~4회로 제한되는 플러스친구와 달리 비즈프로필은 건당 돈을 낸다. 프로필 친구에게 제한 없이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 현재 테스트 버전에서는 전체 메시지 전송만 가능하지만 상반기 원하는 그룹에만 메시지를 전송하는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정 고객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 현행 단체 문자보다 마케팅 효과가 높을 전망이다. 문자로 받는 카드 결제 정보를 카카오톡 메시지가 대신하는 식이다.

기업용 문자 시장은 연간 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카카오톡 등장 이후 개인 문자 이용은 줄었지만 기업은 여전히 문자를 이용해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카드사부터 동네 병원·커피숍까지 문자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금까진 기업이 소비자와 메신저 친구를 맺고 필요에 따라 메시지를 보내기 어려웠지만 비즈프로필이 나오면 상황이 변한다. 30만원으로 기업 계정을 열고 친구를 모은 후 원할 때마다 메시지를 보낸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문자보다 도달률이 월등하다. 스미스·피싱 등 보안 사고에 악용되면서 문자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가격 경쟁력도 카카오톡이 뛰어나다. 전체 메시지 전송은 건당 10원으로 문자와 비슷하지만 개별 메시지 전송은 다르다. 문자가 10원 안팎인 반면에 카카오는 절반 수준이 될 전망이다. 도달률과 가격 모두 카카오톡이 비교 우위를 갖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낮은 가격과 메시지 종량제를 앞세운 비즈프로필은 사실상 기업용 문자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며 “기업용 메시지 시장도 카카오톡이 상당 부분 잠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비즈프로필은 기업용 문자 시장보다 중소업체와 개인사업자가 이용 가능한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며 “시범 테스트 운영 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 반영으로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 올 하반기 정식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 비즈프로필과 기업용 문자 비교

카카오톡, 6000억 기업용 문자 시장 출사표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