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이 한국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 전략을 수정한다. 100% 전기로 구동하는 순수전기차(BEV)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내년 하반기 PHEV 모델인 ‘골프 GTE’를 국내 시장에 우선 출시한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순수전기차 ‘e-골프’의 국내 출시는 잠정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계획은 폴크스바겐이 한국 전기차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지 2년 만에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한국을 글로벌 전기차 전략 국가 중 하나로 정하고, 2014년 순수전기차(BEV) 모델 ‘e-골프’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출시 시기가 1년 미뤄진데 이어 모델 라인업도 변경된 셈이다.
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초기인 점을 고려해 충전 인프라와 AS 등 서비스망 투자 리스크가 적은 PHEV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BEV는 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채용하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망을 활용하더라도 별도의 배터리 셀·모듈 단위의 교환 및 수리 설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 아직 부족한 국내 충전 인프라와 예측할 수 없는 전기차 수요도 투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골프는 24.2㎾h급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장착하지만, 골프 GTE는 8.8㎾h급 이차전지를 채용해 충전 인프라 의존도가 낮고 기존 AS 망을 이용할 수 있다. 골프 GTE는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939㎞를 운행할 수 있다. 또 전기 모터로만 50km, 휘발유 1ℓ로 66.7km를 달릴 수 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올해 유럽 등에 출시하는 순수 전기차(BEV) ‘e-골프’와 ‘e-UP’은 내년에 한국에 출시할 계획이 없다”며 “전기차 특성상 교환 수리에 따른 추가 AS 설비에 대한 투자 여력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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