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창조경제 시대 미래 먹거리인 우주산업을 육성하는 데 산업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정보통신기술(ICT)와 융합하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창조경제포럼(의장 이기태)이 지난 27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한국 우주산업 육성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5월 조찬간담회 패널토의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세계 우주 관련 시장 규모가 연간 3000억달러에 달하는 데 비해 아직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향후 잠재적 시장 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인공위성 등 국가가 닦은 기반시설에서 나오는 결과물이 산업계로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보기술(IT)과 반도체 기술 등을 우주산업에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인공위성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라며 “통신과 관측영상 등을 산업체가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발전 동력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IT는 세계 일류 수준”이라며 “이를 결합한 새로운 동력을 만들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우주 개발에 접목할 만한 기술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생산 1위지만 우주용 반도체는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주 인터넷은 세계적으로 프로토콜이 정의되지 않은 상태”라며 “적극적으로 개발하면 우주 시대에 대비하는 기술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1위인 것은 많은데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다”며 “좁은 지구를 상대로 하지 말고 우리 강점을 우주와 결합하자”고 덧붙였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 옛 소련 사례를 비교하며 우주 기술의 민간 활용을 강조했다. 옛 소련이 국방 위주로 접근한 반면에 미국은 위성통신과 항법 등 민간에서 쓸 기술을 다양하게 개발했기 때문에 기초과학·산업기술 선진국 지위를 지켰다는 설명이다. 우리도 국내 민간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게 이 연구위원 주장이다.
이 위원은 “우주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국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며 “위성통신이나 위성항법 등 국민생활과 안전에 도움이 되는 사례를 많이 만들면 관련 산업이 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분야에서는 신흥국 공략을 지속하자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우주 분야에서 이름이 높지 않다”며 “기업 혼자 내보내기보다 산·관·연 합동으로 나가 신흥국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은 2012년 중동을 공략하며 만든 태스크포스(TF)를 아직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문해주 미래부 우주원자력정책관은 우리나라 우주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문 국장은 “미국이 전체 연구개발(R&D) 예산 중 28%를 우주기술에 투입하고 인도나 프랑스, 독일도 10% 수준인 반면에 우리는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도 3%가 안 된다”며 “산업계에서는 예측 가능한 예산이 1조원 정도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를 큰 숙제로 안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0일 국가우주위원회에서 위성정보 활용 종합계획을 확정하는 데 기업체의 활용 및 산업화 방안이 담겼다”며 “우주 개발에서 산업계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위성 분야의 수출 전망도 제시했다. 문 국장은 “인공위성 수출은 해외 수주를 받아서 만들어주는 방식”이라며 “민간에서 소형 위성을 세 기 수출했고 앞으로는 중형과 대형까지 따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영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해외 발사체 개발 흐름을 소개하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미국 스페이스X는 저가 엔진 기술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낮추고 있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 동시에 저가 발사체 핵심 기술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형 로켓 개발 사업으로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발전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건호·송준영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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