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정책을 조율하고 법·제도 정비 및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할 상설 기구의 필요성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제2의 도약을 위해 시급한 과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성장동력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5년여 간 급박하게 이뤄질 자동차 기술 혁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쇠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스트 팔로어’에서 벗어나 진정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물론 유관 부처 간 협의와 조정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앞으로도 부처 이기주의에 따른 갈등과 혼선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산업 주무 부처를 자처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육성 정책 의지가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산업부의 산업기술연구개발 지원에서 자동차는 갈수록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이 와중에 미래창조과학부의 융합 산업 진흥과 국토교통부의 안전 규제, 환경부의 환경 규제가 복잡하게 얽혔다. 이 실타래를 풀지 않을 경우, 산업계의 혼선은 더욱 가중되고 역동성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 정책 컨트롤타워의 적절한 형태는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상설 위원회가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기술 개발, 법·제도 정비, 인력 양성 등 국가 자동차 산업 정책의 총괄, 기획, 조정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정책위원회로 권한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향후 로드맵을 이 상설 기구를 통해 도출해야 한다. 범 부처 차원에서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흔들림 없는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대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와 부품을 포함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술 경쟁력이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점점 뒤처지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항구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더 늦기 전에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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