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5G 이동통신 기술경쟁... 일본도 가세

5세대(G) 이동통신 기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유럽, 중국, 한국에 이어 일본도 가세하며 향후 국제표준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5G 이동통신’ 첫 상용화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은 1일 자국 이동통신사와 공동으로 현재 롱텀에벌루션(LTE) 기술의 데이터 전송속도보다 100배 빠른 5G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해 오는 2020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5G 이동통신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현재 LTE보다 현저히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게 된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쉬운 높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기술과 기지국 간 간섭을 없애는 기술이 중요하지만 향후 채택될 기술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표준은 오는 2017년께 정해질 계획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는 5G 이동통신 기술 개발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일본이 개발하는 5G 이동통신 기술은 LTE보다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가 100배 빠른 10Gbps를 목표로 한다. 다음 달 시험방송을 시작하는 4K 차세대 고화질 방송과 2016년에 시험방송에 들어가는 8K 방송 등을 끊기지 않고 볼 수 있는 정도다.

일본은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화를 위한 민관 협의회를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기술개발을 시작한 NTT도코모를 비롯해 일본 주요 이동통신사인 KDDI, 소프트뱅크가 참여한다. 파나소닉, 샤프, 후지쯔 등 단말기와 통신장비 제조사도 함께한다.

일본 총무성은 오는 2020년 기술 상용화를 위해 대학 등 연구기관의 참여도 늘려 효율적으로 개발을 분담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5G 이동통신 기술개발 예산을 책정하기 위한 검토도 시작했다.

주요 국가가 5G 이동통신 기술개발 계획과 도입 일정을 발표하며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패권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오는 2020년을 데드라인으로 설정, 세계 최초 기술 상용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기술 표준 제정도 다가오며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5G 기술 개발 준비 현황

유럽 국가들은 5G 이동통신 기술개발에 적극적이다. 지난 2012년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공동 연구하기 위한 ‘메티스(METI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노키아,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등 단말기·통신장비업체와 독일 도이치텔레콤,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 주요 이동통신사가 참여했다.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핀란드 알토대학 등 연구기관도 참여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에서 에릭슨, 알카텔루슨트 등 통신장비업체들은 1Gbps 이상 속도를 구현한 차세대 5G 이동통신 기술을 선보였다.

중국은 지난해 국가발전계획위원회, 과학기술부, 신식산업부가 공동으로 ‘IMT 2020’ 조직을 만들고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지난해 말 2018년까지 5G 기술개발을 위해 6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지난 1월 5G 이동통신 기술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미래 이동통신 산업 발전 전략’을 확정했다. 총 1조6000억원을 투자해 모바일 입체영상 등 5대 핵심 서비스를 5G로 구현하기 위해 단계별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연하고 2020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다가오는 국제표준 제정

각국이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5G 이동통신 기술표준에 채택되기 위해서다. 표준 채택은 향후 각국 통신장비 등 이동통신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기술표준은 하나 혹은 두 개 이상 지정될 수 있다. LTE 기술은 복수 표준이 채택됐다. 기술표준 제정 과정은 먼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5G 기술의 속도 등 조건을 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협력기구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에서 세부 기술규격을 정한다. 업계는 이 시기를 2017년께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5G 기술표준에 채택돼 단말기, 통신장비, 이동통신 서비스산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발 빠르게 2020년 상용화를 향해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개척에 먼저 나서 표준 제정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빨라지고 있는 다른 국가의 기술개발 움직임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산업 생태계 특성상 국내에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서는 산업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시장이 형성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상진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5G 표준 채택을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표준 채택이 국내 산업에 가져올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