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제조사들의 올해 설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업체들은 성장세를 탄 일본 경제 상황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올해 자동차, 전자 등 일본 주요 제조사의 설비 투자 규모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6% 이상 늘어났다고 2일 보도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최대 금액인 1조200억엔(약 10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인 2조3000억엔(약 23조800억원)의 거의 절반을 투자하는 셈이다.
회사는 전체 투자 금액 중 약 5000억엔(5조원)을 생산설비 확충에 사용한다. 내년 출시할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의 신차 생산을 위한 제조 설비와 부품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다. 신모델에는 자사의 다른 차종과 호환되는 공용 부품 사용도 늘려 생산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실적이 좋은) 지금이야말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추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파나소닉은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17.5% 늘어난 2550억엔(약 2조5500억원)으로 정했다. 투자 금액이 늘어난 것은 4년만이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기대를 웃도는 재무상황 개선으로 필요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는 전년 대비 8.8% 증가한 3700억엔(약 3조7000억원)을 올해 설비 투자에 쓸 계획이다. 회사는 일본 욧카이치 공장 등 반도체 생산 설비를 강화한다.
야마토모 야스오 미즈호 종합연구소 수석은 “(일본 내) 소비 경기 회복과 오는 2020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 관련 수요가 늘어나며 업체들이 투자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30일 시점으로 각사의 계획을 집계한 결과다. 전체 125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전체 산업 투자 총액은 지난해 대비 7.6% 늘어나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외 투자가 나눠지는 769개 업체의 투자 금액은 국내 투자가 전년 대비 15%, 해외투자가 5.2% 증가했다. 엔저로 수출 채산성이 개선된 일본 내 공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일본 주요 업체 설비투자 계획 / 자료: 닛케이신문>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