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형 오버더톱(OTT) 구글 크롬캐스트를 바라보는 유료방송업계와 지상파의 시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지상파가 크롬캐스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N스크린 사업자에게 지상파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요구하면서 유료방송업계를 중심으로 크롬캐스트를 ‘플랫폼’이 아닌 ‘디바이스’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롬캐스트 국내 출시를 계기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OTT를 둘러싼 양 업계의 첨예한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파는 지난달 크롬캐스트에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는 SK플래닛에 지상파 콘텐츠 서비스를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별도 협의나 양해를 구하지 않고 SK플래닛이 무단으로 크롬캐스트에 자사 콘텐츠를 공급했다는 이유다. 지상파는 크롬캐스트에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을 제공하는 CJ헬로비전에도 자상파 콘텐츠를 서비스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관계자는 “(크롬캐스트에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지상파 콘텐츠로 진행한 수익 사업”이라며 “무단으로 지상파 콘텐츠를 이용한 사업자에 지상파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의 콘텐츠 삭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료방송업계에서는 크롬캐스트를 포함한 OTT를 콘텐츠를 판매해 수익을 거두는 플랫폼이 아닌 N스크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부가 디바이스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대가를 지불한 콘텐츠를 TV에서 구현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티빙, 호핀 등이 크롬캐스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글에서 수수료를 받는 등 추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크롬캐스트는 N스크린 서비스 응용 범위를 확대해 가입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디바이스”라고 말했다.
지상파는 유료방송업계의 입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콘텐츠 공급 계약에 따라 특정 서비스에 사용하기로 합의한 지상파 콘텐츠를 합의 없이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지상파가) IPTV사업자에 VoD 형태로 공급하는 지상파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판매할 수 없는 것과 같다”며 “지상파 콘텐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최근 N스크린 등 새로운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콘텐츠 사용료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유료방송업계와 지상파가 상생하기 위해 업계 간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
윤희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