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유범재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장

통신과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상통화로 서로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여러명이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물리적 공간 제약이 많이 극복됐다. 하지만 2차원 영상으로는 실제와 똑같은 효과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가상과 현실을 하나로 묶어 서로 떨어져 있는 사람이 같은 물건을 보고 만지면서 오감을 공유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로봇 박사로 유명한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가 개발하고 있는 ‘실감교류 인체감응 솔루션’이 원격에서도 오감 공유가 가능하게 해줄 기술이다.

[이사람]유범재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장

유 박사는 “실제 공간과 가상 공간, 원격 공간을 하나로 묶는 기술이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며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가상 정보를 자유롭게 다뤄서 카카오톡 등으로 대화하면서 친구가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박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을 이끌고 현실과 가상 통합을 연구하고 있다. 인간형 로봇 ‘마루’와 ‘아라’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유 박사가 인체감응 솔루션 개발에 나선 것은 궁극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소통, 사람과 로봇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우리가 있는 실제 공간이 있고, 인터넷이나 카카오톡으로 만드는 가상공간이 있고, 당장 갈 수 없는 원격 공간이 있다”면서 “실제 공간과 가상, 원격 공간이 하나로 묶이는 공간을 ‘인체 감응 확장공간’으로 정의했고 실제 공간에 있는 사람이 가상이나 원격을 현실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설명하면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같은 물건을 만져보면서 대화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친구에게 새로 산 물건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자랑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유 박사는 “올해 풀HD급 3차원 영상을 서로 전달해서 사람들이 앞에 와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서 “공 같은 물체를 공유할 수 있는 틀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하게 시각, 청각 정보만 아니라 촉각 등의 정보를 줄 것”이라며 “가상이지만 손가락에 느낌을 전달하면 큰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이 개발되면 활용처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 박사는 “원격 교육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학생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수업하는 것 같이 느낄 수 있다”면서 “잘 정제된 양질의 교육을 전국 어디서나 동일하게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