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불안석은 마음이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워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이르는 말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요즘 처한 상황이 좌불안석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미래부가 위치한 정부 과천청사 4동 뒤편 3동 주변엔 공사가 한창이다.
방위사업청이 과천 입주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3동은 물론 4동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자 미래부는 당혹스러울 뿐이다. 미래부가 언제까지 4동을 사용할지, 어디로 이전하는지 등 불확실성만 가득하다.
출범 1년만에 이전해야 할지 모른다는 상황 자체가 달갑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만스럽다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짜증스럽다는 반응도 엿보인다.
둥지를 둘러싼 불확실성보다 심각한 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다.
지난달 청와대가 교육·사회·문화 분야를 총괄하는 부총리직을 신설하고, 미래부를 교육부총리 산하로 옮기는 방안을 발표했다.
미래부 장관이 그동안 경제부처 장관회의에 참석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창조경제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미래부가 창조경제가 아닌 창조문화, 창조교육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하는 것이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미래부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어젠다인 창조경제를 실현할 선봉부처, 브랜드부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여전하다. 사무관부터 장관까지 미래부 전체가 출범 2년차 창조경제를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도 강력하다.
그럼에도 미래부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혼란이 반복되는 한 미래부의 행보는 위축될 수밖에 없음이 자명하다.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창조경제 추진력도 힘을 잃을 게 자명하다.
제3자가 봐도 창조경제 선봉부처에 대한 대접(?)치고는 아쉬운 대목이 한 둘이 아니다.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면 오히려 미래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고 직접 관련수석, 장관과 정례 회동을 하면서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더욱 강하게 나오고 있는 현실임을 감안하면, 주무부처 직원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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