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직접 진출하기 위해 정말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 올여름 세계적인 ‘게임 명가’를 목표로 네시삼십삼분이 도전을 시작합니다.”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의장이 5년 만에 처음 인터뷰를 가졌다. 넥슨 대표를 물러나고 지난 2009년 회사를 설립한 뒤 처음 공식석상에 나온 셈이다.
‘활’과 ‘수호지’에 이어 ‘블레이드’로 성공한 소회를 묻자 “좋은 개발사들이 우리와 함께 일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진심으로 그들의 게임을 좋아하고 잘되기 위해 노력하는 솔직한 모습을 여러 개발사들이 알아준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네시삼십삼분은 11일 창립 5주년을 맞는다. 짧은 시간에 네시삼십삼분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회사가 됐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달리는 ‘블레이드’ 덕분이다. ‘서든어택’ 개발자 백승훈 대표의 썸에이지, ‘카트라이더’ 개발총괄 정영석 대표의 노리온소프트와 손잡은 사실도 화제를 모았다. ‘활’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도 기대감을 높인다.
권 의장은 해외사업에 대해 “게임 앞에서 교만하지 말고 절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 지난 15년간 사업을 하며 느낀 점”이라며 앞으로의 성적에 지나친 기대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 유력 게임사들이 직접 서비스를 하기 위해 한국에 진출하는데 네시삼십삼분도 해외에 직접 서비스를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우회적으로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네시삼십삼분은 올여름을 기점으로 ‘블레이드’의 북미·유럽 서비스를 시작한다. 해외 직접 서비스를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서버·데이터베이스 개발자와 시스템 전문가 등을 영입해 20여명 규모의 기술본부를 꾸렸다. 소규모 개발사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해줘 게임 개발에만 전념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네시삼십삼분이 선택하는 개발사의 기준은 뭘까. 권 의장은 “꿈꾸고 도전하고 상상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런 사람이나 개발사를 소개받으면 투자 여부를 떠나 자문을 해주거나 다른 회사를 연결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줄어든 현실에는 “대학생 스타트업이 어떻게 십수년 경력의 대가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겠나”라며 “플러피버드처럼 발칙하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게 청년의 강점인데 벤치마킹과 스왑 분석 위주로 하고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요즘 대학생 스타트업의 게임은 한마디로 ‘엣지’가 없어 청년 창업이 조로해버린 느낌”이라며 “좀 더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다면 분명히 성공사례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20여명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네시삼십삼분은 어느덧 120명 규모로 성장했다. 회사 비전에 대해 권 의장은 “외부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반드시 상장은 하겠지만 적절한 시기를 찾을 것”이라며 “시총 1위 기업이 아닌 ‘게임 명가’가 목표”라고 말했다. 또 “인재를 영입하는 회사가 아니라 ‘직원을 인재로 키우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며 “학력·나이를 모두 떠나 게임에 열정있는 사람을 선발해 계속 능력을 키울 수 있게끔 만드는 조직 문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