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드, 한국 부품에 관심…첫 글로벌 소싱 상담회 개최

미국 ‘빅3’ 자동차 업체인 포드가 한국산 부품 구매에 나선다. 자국 업체 중심의 보수적인 납품 관리로 유명한 포드가 우리나라 부품에 문호를 처음 개방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포드의 글로벌 구매 관계자들이 한국산 자동차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포드의 글로벌 구매 관계자들이 한국산 자동차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KOTRA(사장 오영호)와 포드는 지난 9일(현지시각)부터 이틀간 미국 미시건주 디어본에 위치한 포드 상품개발빌딩에서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 33개사를 초청, 아웃소싱 상담회인 글로벌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포드가 공식적으로 한국 기업에게 부품 구매 가능성을 처음 타진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행사에는 포드의 글로벌 구매 총책임자인 하우 타이탱 부사장을 비롯한 구매 관계자와 엔지니어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하우 타이탱 부사장은 “가격과 품질 경쟁력은 물론 혁신과 효율성 및 기술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 부품업체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향후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그동안 부품 공급사 수를 대폭 줄이고, 이들 업체에 구매를 집중하는 소싱 방식을 유지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는 난공불락의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한국산 자동차 부품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상승하고, 현대·기아차 위상도 급격히 올라가면서 한국산 부품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은 지난 2~3년 간 포드 경영층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한국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알리고 협력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 KOTRA와 포드는 이번 행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전 세계 포드 공장이 있는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김기준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장은 “자동차 부품 공급은 3~5년에 이르는 장기간 비즈니스로 이번 행사는 포드와의 글로벌 파트너십 형성의 첫 단계”라며 “한층 높아진 우리나라 부품기업들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포드의 높은 벽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