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재송신료 갈등 첩첩산중···케이블TV협회·방송협회 성명서 발표

브라질 월드컵 재송신료를 둘러싼 유료방송업계와 지상파의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한국방송협회가 잇따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지상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첨예한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1일 ‘보편적 시청권도 돈벌이 수단인가?’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내고 “지상파방송 3사는 월드컵 중계방송 재송신료라는 부당한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0일 한국방송협회가 발표한 “케이블SO는 억지주장을 멈추고 협상에 성실히 임하라”는 성명서에 대한 반박이다.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서에서 “지상파가 중계권료를 감당할 수 없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매년 수천억원 영업이익을 내는 케이블SO에 역할 분담을 요청한 것”이라며 “이는 계약에도 근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중계권료 상승은 지상파 방송사 스스로의 탐욕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가에 대한 언급은 계약서 어디에도 없다”고 받아쳤다. 이어 “(지상파가) 계약 문구를 허위로 발표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2009년부터 재송신 계약에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의 재송신 대가에 관해서는 별도 협의한다는 조항이 있었다”며 “IPTV 3사는 남아공월드컵, 런던올림픽 등에 별도 비용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보편적 시청권을 위한 의무를 규정하는 조항이며 대가 협상에 관한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지상파는 소치 동계 올림픽 때와 달리 갑자기 태도를 바꿔 추가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 개입에 관해 한국방송협회는 “규제기관 개입과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기본적 상도의를 벗어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하는 월드컵 중계방송을 무기로 이윤을 추구하고자 국민을 위협하고 있는 곳은 지상파”라며 “정부와 국회는 국민들이 추가 부담 없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재송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