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고기능성 미용제품 개발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벤처기업이 화제다. 생명공학을 전공한 학자와 대표가 ‘투톱’을 이뤄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연세대학교 기술지주회사 자회사인 라파스는 연세대 생명공학과에서 개발한 ‘생분해성 마이크로구조체’ 제작기술을 이전받아 ‘스마트 필러패치’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2009년 원천기술을 확보해 기술 창업한 이후 4년 간의 끈질긴 기술 개량과 투자 끝에 의료, 피부 미용 분야 제품화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의 ‘아크로패스’는 최소 침습 시술 방식을 이용한 제품으로 초미세 바늘로 피부 깊숙이 유효 성분을 직접 전달하는 제품이다.
정형일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가 마이크로니들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 같은 과 출신인 정도현 라파스 대표에게 사업화를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후 기술 개량부터 양산, 판로 개척까지 도맡았다. 지난해부터 상용화에 들어가 국내 피부관리샵과 일본에 수출, 17억원 상당의 매출을 냈다. 올해는 미국 등지로 해외 진출이 한층 본격화되면서 매출도 3배 이상 수직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한 관련 허가를 받고 있다.
라파스는 대학 실험실에서 개발된 특허의 경우 양산도 되기 전에 사장되는 상황에서 대기업도 하기 힘든 바이오 기술 상용화를 일궈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공공부문의 기술사업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 및 연구소의 연구개발(R&D) 과제의 2012년 기준 기술 이전율은 27.1%을 기록했으며, 사업화 비율은 9.1% 수준이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대학 기술이 산업적 필요성에 의해 개발되는 것이 드물기 때문에 소비자를 고려한 다양한 기술 개량과 양산을 위한 지속적 투자와 연구가 필요했다”며 “상품화에 성공해도 마케팅, 유통 과정에서도 판로 개척 및 전문 인력의 수급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대학 기술 이전은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공공기술 사업화 관련 인프라는 선진국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 지식재산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인구 수 대비 특허 등 지재권 창출은 세계 1위 수준이지만, 부가가치나 생산액 수준은 세계 최하위 수준을 맴돈다. 특허 등록 이후 기술이전 등 추가적 사업연결이 되지 못하는 휴먼특허 비율은 2012년도 기준 기업은 43.5%,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은 72.9%에 이른다.
정 대표는 “대학의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이고 원 발명자인 교직원, 대학의 적극적 협조와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며 “단순히 특허 출원이나 등록을 위한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 사업파트너로서 참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나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