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큰 탓일까, 아직 때가 이른 것일까.’
의료와 IT를 융합에 대한 기대를 모으며 출범했던 병원과 통신사 간 합작 회사들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과실을 거두기까지는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서울대학교병원과 SK텔레콤이 융합형 헬스케어를 선도한다는 목표로 지난 2012년 11월 설립한 헬스커넥트.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4억, 영업손실 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0억원이 늘었지만 영업손실 규모도 두 배 뛰었다. 그러자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됐다.
이 회사 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보고서에서 “연간 영업손실에 미달하는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 가정(Going concern)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의 자구책에 따라 존속여부가 결정되겠지만 만일 계획에 차질이 있는 경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회사는 연내 유상 증자를 통해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대학교병원과 SK텔레콤이 내건 전략사업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연세대학교의료원과 KT가 2012년 7월 합작 설립한 후헬스케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자본금 10억원 규모로 연세의료원이 51%, KT가 49%를 투자한 이 회사는 토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2016년까지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출발했다. 하지만 회사는 지난해 매출 31억원에, 9억4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1분기 흑자로 돌아선 점이 그나마 긍정적 신호다.
합작사들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 분해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기업들에 강하기 때문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 2014’에서 헬스케어를 5대 미래융합 서비스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e헬스나 u헬스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결국 수익 모델 때문”이라며 “이를 찾는 데 상당한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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