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신차 구매, 결국은 연비가 좌우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연비는 신차 구매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독일 디젤 세단을 중심으로 수입차 판매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것도 결국 연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동차 리서치회사 마케팅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결정 요인은 연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수입차 선택의 가장 큰 이유로 디자인(14.6%)과 브랜드(12.6%)에 앞서 연비(16%)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2009년까지만 해도 연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이 5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국산차의 경우에는 아직 연비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 간 국산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가격(15.1%)과 디자인(11.9%)을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꼽았고, 연비는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연비는 2010년 이후 꾸준히 3위를 유지해 신차 구매시 중요한 판단 기준임을 입증했다.

앞으로 연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향후 2년 내 신차 구입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의 절대 다수(90%)가 ‘과거에 비해 연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또 ‘디자인이 조금 떨어져도 연비가 좋은 차를 선택할 것’이라고 대답한 소비자도 75%에 달했다. 특히 디자인과 안전성 등 감성적인 판단 기준보다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되는 연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김영호 마케팅인사이트 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수입차 구매자들은 연비에 주목하고, 국산차 구매자들은 디자인과 가격을 고려한다”며 “하지만 앞으로 국산차 구매시에도 연비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을 전망이어서 내수 시장 방어를 위해 국산 자동차의 연비 및 효율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