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 산업은 ‘창작’과 ‘산업’이 조화를 이뤄야 경쟁력을 발휘하고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창작’과 ‘산업’이 균형을 이루지 못할 경우 효과는 반감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이다. 영국은 해리포터, 셜록홈즈, 007시리즈를 비롯해 영화와 방송 등 글로벌 문화 콘텐츠 히트 작품의 산실이다. 하지만 이들 작품을 산업화한 건 미국이다.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유통시켜 막대한 부가가치를 독차지한 건 영국이 아닌 미국이다.
영국은 창의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했음에도,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식 대형 유통 파워를 갖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영국이 창작에는 성공했지만, 국가적으로 산업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은 미국”이라고 진단했다.
문화 콘텐츠를 ‘문화’를 넘어 ‘산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사례에서 보듯 문화 콘텐츠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등 자본의 역할이 필수다.
대규모 투자를 감수하고 글로벌화를 추진하며, 유통 파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능력을 보유한 문화 콘텐츠 전문 대기업이 존재하는 미국과 그렇지 못한 영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 전체 외연과 부가가치 크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
경제적 혹은 비경제적 부가가치는 물론이고 고용유발 효과가 월등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은 분명하다.
문제는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 산업이 영세하고 글로벌 경쟁력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다. CJ E&M 매출(1조7000억원)과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 매출(1642억원)은 미국 월트디즈니(45조원)와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칫 영국처럼 우리나라도 문화 콘텐츠 산업의 후방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상당하다. 한류 열풍을 지속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문화 콘텐츠 산업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문화 콘텐츠 산업, 특히 대기업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현저하게 부족한 현실”이라며 “문화 콘텐츠 산업 노하우를 겸비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처가능한 토종 대기업 출현을 지원·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지나친 규제와 일관되지 못한 정책은 척결해야 할 적폐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문화 콘텐츠 기업 매출 현황
자료:업체 취합. 2013년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