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선물하기` 사업자 입찰제로 선회

카카오(대표 이제범·이석우)가 ‘선물하기’ 운영을 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외부 모바일 상품권 업체 참여를 허용하는 전향적 변화지만 카카오도 경쟁해 공정한 운영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카카오는 최근 기존 제휴사에 카카오톡 내에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는 선물하기 코너 브랜드 입점을 제안했다. SK플래닛과 KT엠하우스, CJ E&M, 윈큐브마케팅 외에 신규 업체도 들어올 수 있다. 카카오는 1개 브랜드당 1개 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외부 업체 제휴 없이 선물하기 코너를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부 업체들은 모바일 쿠폰 서비스를 함께 키운 제휴사를 토사구팽한다며 반발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는 이른바 ‘독식’ 논란이 일었다.

카카오는 외부 입찰제 운영은 한정된 몇 개가 아닌 모든 업체에 플랫폼을 개방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선물하기 이용을 원하는 모든 업체가 브랜드 입점을 제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상품권 업계 시각은 다르다. 독식 논란에 따른 여론 부담과 부족한 영업력을 외부에서 만회하려는 의도란 분석이다. 중소기업청이 카카오와 제휴사 상생을 중재했다. 일부 제휴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독과점 제소 검토로 카카오를 압박했다. 일선 영업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카카오가 개별 브랜드를 직접 만나 계약을 타진했지만 수수료 문제로 충분한 브랜드를 확보하지 못했다.

외부 입찰제로 카카오와 제휴사 상생의 문이 열렸지만 업계 우려는 남아 있다.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를 넘어 직접 브랜드 영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미스터피자’ 등 유력 브랜드와 독자 계약을 추진한다고 알려졌다. 1개 브랜드당 1개 사업자만 인정해 다른 업체는 카카오가 계약을 맺은 브랜드 접근이 어렵다. 카카오가 계약하지 않은 브랜드를 대상으로 제휴하면 되지만 향후 카카오가 영업력을 넓히면 알짜 브랜드를 뺏길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 입찰제가 개방적으로 보이지만 기존 독자 운영 방침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복수 사업자를 인정한 기존 방식과 달리 앞으로 언제든 카카오가 영업에 나서면 브랜드 제휴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여력이 되는 브랜드는 직접 영업하고 나머지는 제휴사를 활용하면서 영업력을 키우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현재는 선물하기 플랫폼 개방이란 운영 정책을 정하고 외부와 대화를 시작한 단계”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외부 업체 참여를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