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이 PC온라인 게임 매출 제쳤다

모바일게임 ‘블레이드’가 우리나라 게임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리니지나 아이온처럼 내로라하는 PC 온라인 게임을 제쳤다. 모바일 게임이 명실상부한 게임 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이다.

지난 4월 22일 출시한 모바일게임 ‘블레이드’ 월 매출은 27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블레이드 하루 매출은 9억원 수준이다. 출시 후 곧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차지하더니 두 달 가까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위 ‘애니팡2’의 하루 매출이 5억원 안팎으로 블레이드와의 격차를 감안하면 당분간 흔들림 없이 1위를 지킬 전망이다.

블레이드는 15년 서비스 동안 최고 매출을 올린 리니지를 넘어섰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지난해 서비스 15주년을 맞아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연말 250억원이라는 월 매출 최고치를 올렸다. 연간으로도 2879억원을 벌었다. 블레이드는 서비스 5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기록한 ‘아이온’ 기록도 넘어섰다. 아이온은 전성기에 월 160억원가량을 벌었다. 지난해 아이온 매출은 957억원이다.

블레이드는 올여름 북미·유럽 서비스를 앞두고 있어 추가 실적이 기대된다. 배급사 네시삼십삼분과 개발사 액션스퀘어는 현지 직접 서비스를 위해 전문 기술 인력을 다수 영입하고 인프라를 준비하는 등 해외 서비스를 면밀히 준비 중이다.

블레이드의 부상은 게임시장의 패러다임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왔음을 의미한다. 모바일게임 블레이드가 국내 게임시장을 대표하는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리니지의 월 평균 매출을 추월한 것은 본격적인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는 전주곡에 불과하다.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다. 캐시카우 역시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중심축이 옮겨지고 있다.

2012년 기준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가 6조7800억원, 모바일게임이 8000억원 수준으로 아직 비교하기 힘들지만 전체 게임시장을 견인하는 무게중심이 확연히 쏠린 것은 분명하다.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2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견된다. 관건은 모바일게임의 장기 흥행 여부다. 모바일게임이 반짝 인기몰이를 하다가 서비스 6개월이 채 안 돼 순위에서 사라지는 사례가 부지기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바일 롤플레잉게임(RPG) 장르를 개척한 ‘몬스터길들이기’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모바일게임이 점차 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다. 몬스터길들이기는 지난해 8월 출시 후 서비스 10개월 동안 누적매출 1400억원을 달성했다. 지금도 매출 상위 5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장수 인기게임으로 자리를 잡았다.

블레이드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품질 액션 롤플레잉게임(RPG) 대작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매출 고공행진을 지속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해외 진출 여지도 많은 만큼 더 큰 성장도 기대할 만하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바일게임은 과금률과 지속시간 면에서 온라인게임보다 훨씬 불리한 구조인데도 유료 아이템 판매 매출이 월 270억원에 달할 정도로 굉장한 시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해 해외시장 공략에 더 큰 기회와 의미가 있음을 시사했다.

<블레이드와 주요 게임 매출 비교>


블레이드와 주요 게임 매출 비교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