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빅데이터의 본질은 `분석`이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4/06/24/article_24171257634294.gif)
빅데이터란 용어가 등장한 지 아직 5년도 되지 않았다. 과거에 IBM, 테라데이터 등에서 언급이 있었으나, 전 세계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1년에 가트너와 매킨지 보고서가 나오면서부터다. 가트너그룹은 ‘데이터는 21세기 원유’라 언급했고, 매킨지는 ‘5대 산업 분야에서 6000억달러 이상의 기회 창출’을 예측했다.
하지만 2012년, 2013년 가트너 10대 전략기술에 포함됐던 빅데이터가 2014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 빅데이터는 전략기술에서 사라졌을까?
일부 전문가는 ‘빅데이터는 전략기술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 관련 기술이 이미 복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SNS, 클라우드컴퓨팅, 사물인터넷 등의 새로운 기술 속에 빅데이터가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현재 사업에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고작 3%다. 실제로 빅데이터와 회사를 연결하는 고리가 없기 때문”이라며 빅데이터 거품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금융 및 통신회사가 중심이 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2013년부터는 빅데이터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일어나 일반인도 빅데이터라는 용어를 쉽게 접할 수 있게됐다. 하지만 지난해 터진 카드회사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 곧 이어 터진 통신사 고객정보 유출 사건은 빅데이터에 대한 뜨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금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하는 자체도 기업들이 꺼려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빅데이터 연구와 응용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가 여전히 대세인 것은 맞으나, 본질은 분석(Analytics)이다. 우리나라와 해외 빅데이터 연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해외는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우리는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처리할 것인지에 중점을 뒀다.
빅데이터 분석의 대가인 토머스 데이븐포트도 “빅데이터는 기술적인 접근보다는 어떻게 활용할지 기획이 필요하며, 비즈니스 관점의 접근을 할 때 빅데이터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둘째, 빅데이터는 데이터 혁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혁신도 매우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나 분석할 수 있는 기술에만 투자하고 있다. 사실 기업에 훨씬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이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회사에 정형화 또는 내재화돼 있는지다. 데이터혁신과 프로세스혁신이 동시에 필요하며, 이러한 혁신을 위한 기반이 바로 비즈니스 분석(Business Analytics)이다.
셋째, 정부와 대기업의 오픈데이터 정책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원하는 비즈니스분석에는 개인정보 활용은 실제로 의미가 없으며, 공공 성격의 데이터를 자사 데이터와 융합하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다. 미국, 영국이 추진하고 있는 오픈 거번먼트(Open Government) 정책은 개인들과 조직들에 많은 편의성을 줄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한중 빅데이터 포럼에 다녀온 나는 중국 빅데이터 연구의 빠른 발전을 보면서 우리나라 빅데이터가 중국보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대기업의 오픈 데이터 활성화가 필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개방은 분명히 다른 이슈임을 강조하고 싶다.
박주석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jspark@kh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