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이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BT)을 융합한 빅데이터 기반의 인간 질환 발굴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자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생물학적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탐색시스템으로 다양한 인간 질환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석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팀과 마콧 미국 텍사스 주립대 교수팀은 인간 유전자소셜네트워크인 ‘휴먼넷(HumanNet)’을 이용해 인간 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신호전달경로 모델을 발굴하는 웹기반 예측시스템 ‘모핀(MORPHIN)’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인간 질환의 분자기전 연구는 통상 흰쥐·초파리·선충 등과 같은 동물을 모델로 수행된다. 인간 질환과 관련된 많은 유전자 기능이 이들 동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동물 모델에서 이를 파악할 때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일차원적인 서열정보만으로는 질환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이번에 개발한 모핀은 인간 질환 관련 유전자 그룹 1500여개를 탐색해 검색하는 동물모델의 특정 유전자와 기능적으로 관련된 인간 유전자 그룹을 보여준다. 실제로 연구팀은 극한 상황에서 꼬마선충이 휴면에 들어가는 과정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가 인간 제2형 당뇨병 분자기전을 연구하는 모델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또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아미노산 과다와 심혈관질환 사이의 관련성을 꼬마선충에서 예측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인석 교수는 “ICT-BT 융합기술이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떻게 인간 질환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연구사례”라며 “향후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생물학이 미래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시스템 생물학 분야 학술지 ‘뉴클레익 애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5월 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