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 첫 프로젝트는 300조 시장에 도전하는 `O2O`

합병을 선언한 다음과 카카오가 첫 번째 공동 프로젝트로 연 300조원 규모의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뛰어든다. 할인 쿠폰이나 상품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고 결제까지 처리하는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다. 전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에 다음이 가진 방대한 지역 데이터와 지도 서비스를 붙이는 방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과 카카오는 오프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가칭 ‘라이프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양사 해당 사업 책임자가 상시적으로 만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무자 간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오프라인 상점을 엮는 ‘O2O’ 비즈니스를 맡는다.

O2O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메신저 등장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트렌드다. 오프라인 상점 마케팅을 온라인으로 돕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오프라인 상점이 메신저에 비즈니스 계정을 만들고 고객에게 매장 정보와 할인 쿠폰을 전송한다.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인근 상점 정보를 보낼 수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본 물건이 마음에 든다면 곧바로 결제도 가능하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전부터 오프라인 유통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우리나라 유통 시장 규모는 300조원으로 전자상거래의 10배에 이르지만 IT를 접목해 성공을 거둔 사례는 찾기 어렵다. 다음은 ‘마이원카드’ 등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오랜 시간 로컬 사업 진출을 준비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플레이스’를 선보이며 소셜그래프를 이용한 로컬 사업을 노렸지만 사용자 확대에 실패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가진 카카오는 국내에서 가장 로컬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카카오톡에서 오프라인 상점 정보가 오간다. 대기업 대상 ‘플러스친구’와 중소상인 대상 ‘비즈프로필’ 계정 판매로 오프라인 업체와 사용자를 연결한다. 다음 달 선보이는 카카오결제로 신용결제를 연결하고 뱅크월렛으로 계좌이체 결제를 유도한다. 카카오톡으로 오프라인 매장 정보를 보내고 카카오톡 안에서 결제한다.

다음은 로컬 사업 경험과 관련 서비스, 영업력을 가지고 있다. 위치 정보 기반이 되는 지도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패션과 뷰티, 맛집 정보를 가진 ‘라이프’ 섹션도 운영하고 있다. ‘다음디지털뷰’ 등 기존 로컬 사업과 연관된 오프라인 업체를 카카오톡 O2O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에서 O2O 시장을 선도하는 위챗과 라인처럼 카카오톡도 국내에선 확실한 강점을 가졌다”며 “다음이 가진 서비스와 경험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음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업 리더 간 협업에 관한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맞다”며 “합병 이후에나 신규 사업 관련 공식 조직이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