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 “ 한국적 전권회의 모델 선보일 것”

국내외 잦은 출장과 오랜 준비로 혹시 피곤함을 토로하지 않을까 하는 당초 예상은 빗나갔다. 달변은 아니지만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지함이 넘쳤다.

주인공은 오는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2014 ITU 전권회의를 준비 중인 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

[이사람]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 “ 한국적 전권회의 모델 선보일 것”

이 부단장은 2014 ITU 전권회의 방향성을 ‘한국적’으로 설정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회의장을 한국적인 미(美)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경쟁 우위가 확실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단장은 “한국적 미가 반드시 전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적인 미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실행 방안을 상당 부분 마련했음을 시사했다.

이 뿐만 아니다. ITU 전권회의 주요 유·무선 통신 인프라 장비로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품을 채택할 예정이다. 국산 장비 적용에 ITU가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우려를 표시했지만, 그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국산 장비에 대한 자신감과 국내에서 열리는 글로벌 행사에 국산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자존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 부단장이 국산 장비 채택을 고집한 건 다각적 포석이다. 그는 “당장의 효과는 물론이고 ITU전권회의에 제품을 공급한 우리나라 ICT 기업이 글로벌 레퍼런스 확보를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행사 준비 뿐만 아니라 전권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의제가 결의안으로 채택되도록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이 부단장은 “우리나라가 제안할 의제는 컨버전스와 사물인터넷(IoT)”이라며 “우리나라가 ITU에서 의제를 제안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만큼 그의 책임감도 남다르다.

이 부단장은 “선진국을 비롯해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쉽지는 않지만, 반드시 관철하도록 할 것”이라며 비장함을 내비쳤다.

이 부단장은 또 ITU 이사국 선거와 전기통신표준화국 총국장 선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한 외국 공관 방문과 해외 출장이 잦은 이유다. 그는 이번주에도 주말까지 ITU 지역 회의 출장이다.

이번 출장은 우리나라가 입후보한 총국장 선거에 예상하지 못한 튀니지가 출사표를 던져 회원국 반응과 동향을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다. 그는 본인의 소임이라고 했지만, 투철한 사명감이 읽힌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