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공정 대혁신…차세대 디스플레이 서광 비춘다

증착·봉지공정 등 기술 난제 해결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수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공정 대혁신이 일어나면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다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양산에서 병목이 됐던 기술 난제를 해결하면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LED TV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선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증착 공정보다는 옥사이드(산화물) 기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옥사이드 기판을 적용하면 기존 비정질실리콘(a-Si) 라인과 큰 차이가 없어 투자비용은 줄일 수 있지만 소재 자체가 에천트 공정 등에 취약해 문제가 됐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방식에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에서 나아가 옥사이드 신뢰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성공해 주목받았다. 최근 이 회사는 톱 게이트구조인 코 플래너(Co-planar)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적용해 OLED TV 패널 시제품을 제작했다. 옥사이드는 a-Si과 같은 바텀 게이트 구조이지만 톱 게이트 구조로 바꾸면서 노출을 최소화했다. 아직 양산에 적용되지는 않았으나, OLED와 옥사이드 분야에서는 기술 진전을 이룬 획기적인 성과다.

이와 함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방식도 개발해 OLED TV 시장 개화를 앞당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M2라인부터는 증착에서 2분할이 아닌 원장 방식을 적용한다. 비용 절감은 물론 공정 시간도 단축했다. 원장 방식이 적용되면서 프리미엄급 대형 TV 패널 제작도 가능해졌다. 레이저를 이용해 죽은 화소를 살려 내는 기술도 개발, 수율을 끌어올린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공정도 진전을 이루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봉지(인캡슐레이션) 공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 OLED는 글라스(유리) 봉지를 사용했으나, 기판이 플라스틱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무기물과 유기물을 번갈아 올리는 바이텍스 방식을 사용해 왔다. 이 방식은 공정 시간이 너무 길다는 문제가 있었으나, 7개층에서 3개층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개층으로 줄이기 위해 무기물 층 소재를 세라마이드에서 나이트라이드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세라믹 소재인 세라마이드는 균열이 쉽게 생기는 문제도 있었으나 소재를 바꾸면서 해결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술 관련 자세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생산성 혁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대규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각 공정마다 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있을 뿐 아니라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위험 요인이 많아 업체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OLED TV 역시 초기엔 수율이 매우 낮았듯 플렉시블 OLED도 지금의 고비를 잘 넘기면 수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