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방안은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확대하고, 실제 비용 부담은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동통신 가입비 인하를 비롯해 데이터 요율과 음성통화 요율 인하, 선택형 LTE 요금제 등도 소비자 혜택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지난주 앞서 발표한 알뜰폰 활성화 방안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주도하는 이통 요금 인하 실효성과 이용자의 체감 효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여전했다.
◇실제 비용 부담 줄여
미래부는 이통사에 요금제에 관계없이 mVoIP를 전면 허용하도록 함으로써 이용자의 음성 서비스 이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가 요금제 가입 부담도 낮췄다.
미래부는 이동통신 3사와 협의, 오는 8~9월 가입비를 최고 1만2000만원 내린다. 이와 함께 데이터·음성 요율도 인하한다.
이동통신 가입비는 작년보다 50% 인하된다. 가입비 폐지로 이용자는 연간 1700억원의 가계통신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가입비는 오는 2015년 완전 폐지된다.
종량형 요금제의 데이터 요율도 기존 5.2~0.45원/0.5kB에서 0.25원/0.5kB로 대폭 내린다. 600만명에 이르는 표준요금제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선불요금제 음성통화요율도 KT가 초당 4.8원에서 4.4원으로, LG유플러스가 4.9원에서 4원으로 각각 인하한다.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는 3분기 중저가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다.
◇ 이통 요금제 선택 폭 넓혀
이용자의 이통 요금 선택권이 강화된다. 미래부와 이통 3사는 오는 3월까지 음성무제한을 포함, 선택형 LTE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이통 3사는 간헐적으로 LTE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요를 반영한 LTE 선불 데이터 요금제를 3분기 처음으로 선보인다.
장애인·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3만원대 중심의 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를 4만~5만원대로 확대하고, 노인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 역시 구간을 확대한다. 기존 1만원대 저가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을 늘린다.
◇ 경쟁 활성화로 요금인하
이통사업자의 요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를 통한 경쟁도 촉진한다.
알뜰폰 사업자가 저렴한 요금상품을 출시하도록 지원하는 게 골자다.
미래부는 주요 알뜰폰 사업자가 이달부터 이통사보다 최고 50% 저렴한 3G, LTE 요금제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요금 경쟁 활성화는 물론이고 1인당 연평균 10만원의 요금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미래부 전망이다.
◇ 체감 효과는 낮아
당초 예정된 가입비 인하와 유심(USIM) 가격 인하 등 일회성 비용에 집중됐고, 갈수록 늘어나는 LTE 고가 요금제 이용자의 요금 감면 방안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가계통신비 지출 증가의 핵심 원인인 단말가격의 과도한 인상에는 확실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다.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통신사업자가 이번 요금 인하 조치로 투자 여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미래부가 발표한 가계통신비 경감 대책은 기존에 발표한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면서 “정책의 목표를 요금 인하에만 맞추다 보니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체감을 못하고 있고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투자 여력을 잃어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어정쩡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2014년 가계통신비 경감 방안 (자료 : 미래창조과학부)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