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신규 통신장비 열에 여덟 국산···대표 상생 사례 주목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전 나주 이전에 따른 신규 통신장비 도입 계획

전남 나주로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이전과 노후화 장비 교체에 필요한 신규 통신장비 열에 여덟을 국산으로 도입키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공공기관 국산장비 사용률은 20%대 수준으로 신규 장비 도입 시 국내 기업엔 기회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대표적 상생 사례라는 평가다.

6일 통신장비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열린 ‘제1차 네트워크산업 상생발전협의회’에서 KT가 한전 나주 이전 사업을 대표적 동반성장 추진 사례로 발표했다. 한전은 최근 본사 이전을 위한 통신장비 구축 사업 입찰 결과를 발표했는데 국산 장비 비율이 81.9%에 달했다. 금액 기준으로 따지면 90%에 육박한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ICT 장비사업 수요예보’ 조사에 따르면 한전의 나주 이전과 통합ICT센터 인프라 구축사업 예산은 268억원이다. 올해 공공기관 ICT장비 구매사업 중 단일 규모로는 최대다. 신규 통신장비 구매에도 적잖은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신규 통신장비는 나주 신사옥 건물과 ICT센터 연계 통신망 구축에 사용된다. KT는 한전 이전 지역이 수도권에서 멀다는 점과 가격, 품질, 유지보수 신뢰성, 납기 단축 등 여러 면을 고려해 국산 장비 위주로 제안했다. 국산 장비로도 높은 안정성과 미래 확장성을 염두에 둔 망 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전은 통신장비 선정 과정에서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위원 대부분을 외부 인사로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한전 서울 본사에서 사용하던 통신장비 중에는 글로벌 기업 제품이 많았다. 동반성장과 상생발전 기조가 높아지면서 지역본부와 지사를 중심으로 국산화율을 높여왔고 본사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시작됐다.

2012년 기준 공공기관의 국산 통신장비 사용률은 23.1% 수준이다. 특정 글로벌 기업에만 유리한 ‘제안요청서(RFP) 스펙 알박기’ 등 오랜 관행으로 국내 기업은 사업 참여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한전의 국산 장비 대거 채택이 대표적 동반성장 사례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용재 미래창조과학부 네트워크 CP는 “신규 장비를 도입할 때 국산 장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부분 절반 미만”이라며 “한전의 경우 국내에서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장비가 국산으로 선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전 나주 사옥은 지하 2층, 지상 31층으로 건설된다. 9월까지 본사와 ICT센터 통신망 구축에 이어 정보보호 설비, 전자 교환기(IPT), 종합상황실이 구축되고 통합 전산시스템 이전이 추진된다.

한전 나주 이전에 따른 신규 통신장비 도입 계획

자료:네트워크산업 상생발전협의회

한전, 신규 통신장비 열에 여덟 국산···대표 상생 사례 주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