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카드업계 1위 사업자인 신한카드가 빅데이터 동맹을 맺는다. 통신과 금융을 융합한 빅데이터 첫 사업 모델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신한카드는 오는 25일 양사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빅데이터 사업 협약을 체결한다. 통신사와 카드사가 협력해 빅데이터 사업에 동반 진출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과 신한카드는 협약 체결 후 우선 공익형 빅데이터 사업부터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가 추진 중인 빅데이터 관련 국책과제에 이미 SK텔레콤과 신한카드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고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양사는 협약 체결 전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협력사업의 구체적인 방향과 협력 범위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SK텔레콤의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신한카드의 가맹점 결제 정보를 통합하는 국내 첫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로밍폰을 토대로 LBS를 적용, 이동경로 등 다양한 빅데이터 정보를 제공하고, 신한카드는 이들 외국인이 사용한 가맹점 결제정보를 모아 LBS로 축적된 정보와 융합한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입국해 어떤 이동경로를 거쳐 어떤 상품을 어디에서 얼마에 샀는지 모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국가별, 성별, 연령대 등 더욱 자세한 빅데이터 정보를 취합할 수 있다. 그동안 카드사가 제공한 빅데이터 정보는 가맹점 결제 정보만을 수집, 가공한 것이어서 구매금액 정도의 소비형태 분석만 가능했다.
SK텔레콤과 신한카드가 보유한 통신정보와 결제정보를 결합하게 되면 보다 체계적이고 자세한 빅데이터 정보 수집이 가능해진다. 두 회사는 이렇게 모은 빅데이터를 서울시에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빅데이터 정보를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창업자 등에게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이미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와 연계해 관광정책 수립에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 모델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익형 사업에 참여하는 형국이지만 차기 사업은 새 수익원 발굴로 잇겠다는 게 두 회사의 전략이다. 각 자의 시장에서 지배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SK텔레콤-신한 조합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상품에 통신기술을 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통신서비스에 신한카드의 고객 정보, 구매 패턴 등을 융합하게 되면 돈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구체적인 사업 협력은 개인정보보호법안 정리 등 보안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 결국 두 회사 모두 정보보안 문제가 정부 차원에서 매듭지어져야 민간사업에도 빅데이터를 대입할 수 있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양사 관계자는 “공익형 빅데이터 사업 외에 구체적인 사업 협력 범위 등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제휴가 완전히 마무리된 이후 사업계획 등을 상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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