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쟁2014]"돈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특허분쟁, 이제 특허경영에서 답을 찾아야"

지식재산보호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총 342건의 국제 IP분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4%가 특허활용전문기업(NPE)이 제기한 것이었고, 제조사가 직접 나선 것은 16%에 불과했다. 우리 기업들도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NPE의 영향권 아래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특허전쟁2014]"돈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특허분쟁, 이제 특허경영에서 답을 찾아야"

글로벌 시장에서 특허를 무기삼아 벌이는 특허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특허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됐다.

전자신문과 특허청은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진화하는 신 특허전쟁 시대, 기업의 특허경영은 선택 아닌 필수!’라는 주제로 특허전문가 10인으로부터 기업을 살리는 특허경영 전략과 경험을 공유하는 ‘특허전쟁 2014’를 개최했다.

이준석 특허청 차장은 개막사에서 “지식재산을 활용한 기업경영과 부가가치 창출이 창조경제의 핵심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특허청도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던 지식재산 창출정책은 물론이고 지식재산 권리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조발표로 이날 콘퍼런스의 문을 연 이정환 LG전자 부사장(IP센터장)은 NPE들의 소송 공격이 많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로열티 수익이나 손해배상 수익 등을 노리는 NPE와는 달리 경쟁 제조업 메이커들의 소송은 아예 시장진입을 막는 노(NO) 라이선스 전략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제조업 메이커와의 특허 분쟁은 단순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평소 특허 품질을 높이고 전문 인력 양성 및 솔루션 활용을 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의 자산구조가 과거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실물자산에서 무형인 IP자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글로벌 기업의 동향을 분석했다. 특허권 매각과 매입을 통한 IP유동성이 활성화하면서 LG전자를 비롯해 IBM, 필립스, 모토로라, 후지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인 IP창출 및 보호 활동을 전개한다고 소개했다.

주상돈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 센터장은 휴대폰 제조 기업에서 거대 NPE로 변화의 길을 걷고 있는 노키아를 사례로 글로벌 시장의 특허전쟁 경향을 전했다.

노키아는 IT와 휴대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한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어떤 분야의 사업이든 노키아의 특허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독점적 라이선스 관계에 있어 일반적인 NPE와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유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 센터장은 “NPE들이 특정 특허를 가지고 공격을 가하기 전 수익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조세회피처로 특허 소유권을 이동시킨다”며 “일종의 ‘공격부대 전진배치’와 같다고 말했다. ETRC는 이 같은 조세회피처로의 특허 이동 현황 등을 분석해 ‘IP노믹스’ 보고서에 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식재산을 경영하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한 이진수 서울반도체 상무는 “특허정보는 재무, 회계 정보와 마찬가지로 기업의 중요한 핵심 경영정보”라며 기계적 분석에 의존하는 것을 경계했다. 업계의 경험과 다양한 추세적 흐름, 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영에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상무는 “NPE에도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로열티 사업을 하는 부류와 매입으로 획득하는 부류가 있다며 전략적 특허경영으로 NPE 대응을 해야 한다”며 “선택적 대응으로 특허로 발생한 리스크를 오히려 비즈니스 기회로 삼거나 고객사 보호로 사업을 증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LG전자와 서울반도체, 윕스, 위즈도메인, 톰슨로이터, 광개토연구소, CPA글로벌, 엠프론티어, 마크프로 등 IP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은 다양한 IP솔루션을 시연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를 마련해 특허경영에 관심 있는 기업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허청과 지식재산보호협회의 각종 특허 분쟁 지원제도는 물론이고 기업이 특허경영을 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통찰력을 제공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글로벌 법률 및 특허정보 기업 톰슨로이터의 스페셜 리포트도 무료로 제공돼 특허 관련 정보에 얻고자 하는 기업 참가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해냄에서는 직무발명보상제도 및 예약승계 규정 등 특허경영 실무를 소개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