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나름 기대 많이 했는데 떨어졌네요. 대전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지자체들은 기관장까지 나섰더군요.”
지난달 말 미래창조과학부의 소프트웨어(SW)융합클러스터 주관 지자체 선정 결과를 지켜본 대전지역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SW융합클러스터 사업은 사업공고가 나기 이전부터 지자체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우선 사업 규모가 적지 않다. 선정된 클러스터에는 5년간 총 100억원이 지원된다. 최근 수년간 정부의 지역 SW산업 육성 정책이 많지 않았던 점도 지자체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사업제안서가 마감되기도 전에 이미 정부가 특정 지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을 정도다. 경기도(판교), 부산, 구로 3곳이 거의 떼놓은 당상이었다. 최종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판교, 부산은 주관 지자체로 선정이 됐다. 다크호스는 인천이었다. 구로를 제치고 3대 주관 지자체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열정이다. 인천은 당시 시장 대행을 맡고 있던 부시장이 평가장에 나와 직접 사업 프리젠테이션에 나섰고, 사업 매칭 자금도 대다수 지자체(50억원)보다 200% 이상 많은 156억원을 제시했다. 부산 역시 부시장이 발빠르게 움직여 사업 계획을 진두지휘했다.
대전시도 나쁘지 않았다. 한선희 과학산업본부장이 나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가칭)설립을 전제로 한 SW산업 육성책을 내놨다. 하지만, 기관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매칭자금도 아낌없이 댄 3곳의 지자체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전은 10여년 전만 해도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국내 대표적인 SW 클러스터로 명성을 날렸다. 지금도 관련 인프라는 수도권을 제외하고 최고 수준이다. 얼마 전에는 대덕전자기계고가 국내 첫 SW 마이스터고로 선정됐다.
그간 부족했던 건 대전시 의지다. 지역 SW 산업 육성을 담당할 전담 기관 부재로 관련 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가는데 실패했다. 번번이 정부 부처에서 추진하는 굵직굵직한 사업에 도전했다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민선 6기 시정이 시작됐다. 권선택 시장이 이끄는 대전시정은 예전과 달라야 한다. ‘SW 메카’ 명성을 되찾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역 SW산업 육성 전략과 열정이 시급하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