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 생존 향한 ‘배수의 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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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가 게임 사업에 단단히 배수의 진을 쳤다. 히트작을 만들기 위해 분할 자회사와 개발 스튜디오에 철저한 독자 생존 체제를 도입했다. 게임 ‘대기업’이 아닌 ‘벤처’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위기감이 사내에 완연하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월 3개 자회사를 물적 분할한지 5개월 만에 내부 분위기가 돌변했다. 분할 이전과 마찬가지로 판교 플레이뮤지엄에서 함께 근무하지만 운영은 철저히 ‘다른 회사’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여 함께 전략을 짜고 노하우를 공유하지만 ‘성과’와 ‘생존’ 앞에서는 철저히 개별 기업이다.

일례로 NHN스튜디오629는 건물 임대료 지불을 며칠 미뤘다가 본사로부터 연체료를 통지받았다. 물적분할 뒤 다른 법인이 되면서 플레이뮤지엄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입주한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타 사무실 임대료 대비 저렴하고 협업 때문에 한 공간에 상주하는 효율성이 있지만 운영에 서로 봐주기식 문화는 없었다.

회사가 부담하는 직원 식대와 간식비도 각 법인이 본사에 정산한다. 물적분할 전에는 직원 복지를 위한 사내 푸드코트와 각종 간식 등을 NHN엔터가 담당했으나 분할 이후에는 각 법인이 보유한 직원 수만큼 분담한다.

팽배해진 위기의식과 긴장감으로 회사 분위기도 바뀌었다. 직원 수 600여명 규모에서 100명 안팎 기업으로 소속이 바뀌면서 치열한 시장 상황과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성공 부담감을 체감하는 수준이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실적 악화는 위기감을 더한다. 지난해 4분기 1133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분기 809억원으로 줄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목표 6000억원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07억원에서 187억원으로 떨어졌다.

NHN엔터 관계자는 “예전에는 우리 팀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다른 팀이 있다거나 회사 전체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는 기대심이 있었다”며 “다음 프로젝트를 잘 하면 된다는 식으로 미래를 보장받았기에 여타 개발사나 스타트업에 비해 개개인과 조직의 절박함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설 법인이 준비하는 자체 개발·퍼블리싱도 신중해졌다. 특유의 개발 DNA를 게임에 녹이는 등 각 법인의 색깔을 갖고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도 보인다. 회사 측은 “각 신설 법인이 준비한 자체 개발작이 하반기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보상 체계도 탄탄하게 갖춘 만큼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 실적 추이>


NHN엔터테인먼트 실적 추이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