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이 곧 단행할 조직개편에서 지역사업본부를 전격 폐지할 전망이다. 지역사업본부는 기업은행 지방본부를 모두 관할하는 ‘지방의 본점’으로 불리며 중앙본점과 지방을 잇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출범 2년만에 ‘옥상옥’이라는 불명예 꼬리표를 달고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부산·울산·경남 사업본부와 충청·호남 사업본부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 사업본부는 지역본부를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부산·경남지역본부, 부산·울산지역본부를 관할하기 위해 부산·울산·경남 사업본부가 2012년 7월 출범했다. 충청지역본부와 호남지역본부를 묶어 이듬해인 2013년 1월 충청·호남 사업본부를 설립했다.
권선주 행장과 경영진들은 최근 사업본부와 지역본부 간 역할 중복과 업무 효율성 저하가 나타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관리 체제 형태를 도입하기 위해 사업본부를 신설했지만 오히려 지역본부 업무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본부의 위상 강화를 위해 부행장급을 본부장으로 선임한 것도 지역본부에 옥상옥을 하나 더 만들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지역사업본부가 폐지되면 대대적인 인력 재배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울산·경남 사업본부 인력만 1057명에 달한다. 충청·호남 사업본부 인력은 765명이다. 약 1800여명의 사업본부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산하 지역본부로 흡수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사업본부를 지휘하는 부행장 거취문제도 민감한 사안이다. 경상권은 윤조경 부행장, 충청·호남권은 김석준 부행장이 각각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역사업본부 폐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건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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