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애플이 절반 투자한 중소형 LCD 생산라인 인수 추진

일본 샤프가 애플이 투자한 현지 공장 시설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애플 의존도를 줄이고 상품 공급 다각화로 사업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닛케이신문 등 외신은 샤프가 일본 미에현 카메야마 제 1공장 시설을 애플로부터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샤프 카메야마 제 1공장은 현재 아이폰용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지난 2004년부터 샤프 TV용 LCD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했지만, 2012년에 채산성이 낮아진 TV용 대형 LCD 대신 스마트폰용 패널 생산을 위해 애플과 각각 절반 가량을 부담하며 1000억엔(약 1조원)을 투자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으로 바꿨다.

샤프는 애플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번 생산시설 인수를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 이후 애플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인수 금액으로 애플에 300억엔(약 3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애플 이외에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고 애플은 주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하지 않는 것을 매각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진다.

닛케이신문은 카메야마 제 1공장이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신형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생산으로 현재 가동률이 90%에 달하는 만큼 인수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샤프는 이밖에도 LCD 생산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카메야마 제 2공장에서 양산하는 에너지 절약형 패널인 이그조(IGZO)의 판매 호조로 이번 회계연도에 350억엔(약 3500억원)을 증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음 회계연도에도 약 100억엔(약 1000억원)을 IGZO 패널 생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