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꿀 힘을 가진 위대한 기업은 샤오미다’.
애플 공동 창업주로 유명한 스티브 워즈니악은 연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행사에 등장해 이렇게 말했다. 설립한 지 갓 4년이 지난 젊은 기업에 쏟아진 칭찬이라는 점도 놀랍지만 대놓고 디자인과 성능을 베끼는 ‘짝퉁 애플’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샤오미는 이날 행사 내용을 ‘웨이보’ 공식 계정으로 생생하게 전달했다. 샤오미는 설립 초기부터 ‘중국판 트위터’로 알려진 웨이보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기업마다 트위터 계정은 기본인 요즘이지만 소통에 대한 샤오미의 집중도는 남달랐다.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 홍보 등의 과정을 자세하게 고객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식 홈페이지에는 디자인이나 기능 등에서 반영됐으면 하는 고객의 아이디어를 접수해 펌웨어 업데이트에 바로 적용한다.
이렇게 개발된 새로운 버전의 소프트웨어는 무려 매주 한 번씩 나온다. 또 100명 규모의 SNS 전담반은 IT지식에 해박한 이용자들에게 조언을 받아 제품의 기술 개선에 활용한다.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제품에 충성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보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애플, 삼성전자식 소통과는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짝퉁 애플’로만 알려져 있던 샤오미의 ‘원 모어 싱(One more thing)’은 고객의 의견에 항상 민감하게 열려 있는 ‘귀’인 셈이다.
이 회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1%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높은 성능과 낮은 가격이라는 기본 공식에 고객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샤오미의 전략에 속수무책이다.
반면에 삼성은 2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작년 동기보다 3.9% 하락하며 애플보다 7배 큰 수준으로 ‘급락’하는 굴욕을 맛본 상황이다. 물론 모든 기업이 샤오미처럼 정보를 개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샤오미는 자사만의 ‘원 모어 싱’이 없으면 시장의 영원한 주인도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과연 삼성전자가 준비하는 한 방은 무엇일까.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