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사는 증권사 직원 김모씨는 집과 사무실에 각각 1920×1080 해상도의 16:9 화면비 LED 모니터 2대를 듀얼모드로 쓰고 있다. 1대로는 웹 서핑과 실시간 증시현황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니터 2대 사용에 따른 불편으로 21:9 화면비 모니터와 4K UHD 모니터 등 대화면 모니터로 바꿀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21:9 화면비 모니터와 4K 초고화질(UHD) 모니터가 금융, 디자인 등 전문직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당초 영화감상, TV 시청 등 고화질 대화면 콘텐츠 감상에 최적화된 모델로 출시됐지만, 기존 듀얼모니터를 대체하는 새로운 수요가 형성된 것이다.
LG전자는 최근 21:9 화면비 모니터를 ‘시네뷰’라는 브랜드로 마케팅하고 있다. 2012년 ‘파노라마 모니터’라는 이름으로 출시했으나 ‘영화감상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올해부터 ‘시네뷰’라는 이름을 내세웠다. 16:9인 디지털 방송 화면비와 달리 영화관의 화면비는 21:9이기 때문이다. 광시야각에 탁월한 IPS 패널을 사용했으며, 해상도는 와이드 풀HD(2560×1080)에서 3440×1440의 와이드 QHD로 끌어올렸다. 2009년 말 21:9 화면비로 주목받았던 뉴초콜릿폰의 경험을 모니터에 살렸다는 평가다.
델과 알파스캔 등이 올해 출시한 4K(3840×2160) 해상도의 UHD 모니터도 게임·동영상 등 UHD 콘텐츠 감상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저가형 패널인 TN 패널을 사용해 광시야각이 지원되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응답속도가 빨라 게임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제품은 50만∼60만원대 보급형으로 4K/30프레임(P)이 한계인 HDMI 1.4를 지원하는 한계에도 디스플레이포트(DP)에서 4K/60P를 구현하는 등 범용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본래 출시 목적과 다른 전문직에서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존 16:9 화면비 모니터 2대를 ‘듀얼모니터’로 사용하던 금융과 디자인 종사자들 사이에서 효율적인 공간활용이 가능하다는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 된 LG 21:9 시네뷰 모니터(모델명 34UM95)는 전용 화면분할 프로그램 ‘스크린스플릿(Screen Split)’으로 화면의 1∼4분할이 가능해 듀얼모니터 때와 같은 환경을 쉽게 구현할 수 있어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UHD 모니터도 UHD 콘텐츠 부족과 시장환경 미비로 UHD 콘텐츠 감상 대신 풀HD의 4배에 달하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주목받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반응도 좋다. LG전자 시네뷰 모니터 34인치 모델은 인터넷쇼핑몰 아마존 미국·일본 모두에서 30인치 이상 대형 모델 인기도 1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게임·영화감상 등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전문직에서도 시네뷰 제품을 찾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