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판매로 돌풍을 일으킨 샤오미가 모바일게임 플랫폼 사업으로 텐센트의 위챗과 정면 대결을 펼친다.
연내 샤오미폰 전용 모바일 메신저 ‘미톡(MiTalk)’에 게임센터를 열 예정이다. 우리 기업으로서는 텐센트의 좁은 문 대신 중국 게임시장에 새로운 문이 열린 셈이다.
샤오미는 최근 중국 현지에서 중국 및 해외 파트너를 초청해 별도 행사를 열고 미톡 게임센터를 포함한 서비스 플랫폼 전략을 공개했다. 샤오미에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총괄하는 쌍진 부총재가 직접 발표를 맡았다.
샤오미가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 핵심으로 내세운 미톡은 샤오미의 모바일 메신저다. 폭발적인 스마트폰 판매로 저변을 확대한 데 이어 모바일 플랫폼 영향력 넓히기에 나섰다.
미톡 게임센터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2위로 성장한 샤오미폰에 기반을 둔다. 샤오미는 지난 상반기 2611만대를 팔아치웠고 올해 6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올해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어 모바일게임 개발사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 내 샤오미의 경쟁자는 텐센트의 위챗이다. 와츠앱(5억명)에 이어 세계 2위 수준 가입자(4억명)를 확보했다. 중국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한 점유율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위챗 게임센터의 위력에 힘입어 텐센트는 지난 1분기 모바일게임에서 18억위안 매출을 확보했다. 중국 모바일게임 10명 중 9명은 텐센트의 게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톡은 당장 위챗을 위협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플러리 자료에 따르면 샤오미폰 사용자의 평균 앱 사용시간이 애플 아이폰보다 7%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샤오미폰의 주 사용자층이 18세에서 34세의 젊은 전문직 종사자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과 결제비율에도 기대할 만하다.
샤오미폰 사용자가 아니어도 샤오미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샤오미 앱스토어 ‘MIUI’를 설치하면 미톡 등 전용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샤오미 사용자는 약 2000만명, MIUI 사용자 수는 3000만명으로 추산된다. 미톡도 샤오미폰을 넘어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텐센트와 달리 개방형 전략을 택한 것도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이날 행사에서 쌍진 부총재는 미톡 API를 완전히 공개해 페이스북처럼 누구나 미톡용 게임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자유롭게 입점해 서비스 저변을 확대하되 전략적으로 몇 개 게임을 미톡에서 직접 프로모션하며 킬러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선정·육성할 계획이다.
오픈 플랫폼으로 미톡을 활용하는 만큼 장르 구분도 제한이 없다. 다양한 메신저 사용층을 고려해 롤플레잉게임(RPG)뿐만 아니라 캐주얼, 미드코어 등 여러 장르 게임을 선보여 샤오미폰 사용자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샤오미는 이미 여러 국내외 모바일게임 개발사와 게임센터에 서비스할 게임 수급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기 카카오 게임 성장을 이끈 핵심 타이틀 중 일부가 미톡 게임센터에 입점하는 것이 유력하다.
현지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샤오미가 낮은 가격을 무기로 동남아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어 모바일 플랫폼을 키운다면 위챗을 충분히 위협할 만하다”며 “우리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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