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운명을 가른 것은 산업에 접근하는 상반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샤오미의 1위 탈환은 삼성전자가 휴대폰 유통을 맡는 이동통신사와의 관계에 집중할 때 샤오미는 인터넷 또는 SNS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직접 사로잡는 방식을 썼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샤오미는 생산 원가에 가까운 기기 가격을 통해 스마트폰 판매로 나오는 수익은 줄이고 서비스나 액세서리, 앱 판매로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쓴다. 또 온라인 판매에 주력해 유통 비용도 최소화했다. 기존 업체들은 오프라인 유통망을 이용해야 하므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그러나 온라인 판로를 이용하면 유통 비용을 80~90% 줄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선주문을 받은 후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생산·재고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외에 SNS 마케팅도 샤오미가 한 수 위다. 실제로 샤오미는 100명의 전담반을 구성해 고객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직접 소프트웨어나 기기 디자인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운영한다. 그동안 샤오미 제품의 하드웨어 사양이 상대적으로 애플이나 삼성전자보다 낮았지만 대등한 경쟁이 가능했던 점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힘이라는 평가다. 샤오미 CEO인 레이쥔과 빈 린은 모두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양사의 제품 로드맵 역시 샤오미의 승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위크는 “고가폰에서 저가폰으로 판매 중심을 이동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저가폰을 기반으로 고가폰까지 확대하는 샤오미의 비전이 더 밝다”고 평가했다.
샤오미는 지난달 22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4’를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기존 제품과 견줘 손색없는 사양인데다 메탈 소재 등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30만원대에 불과해 경쟁력을 최상으로 높였다는 평가다. 이를 무기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로 출발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포화와 맞물려 저가폰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표적인 신흥 시장인 인도에서는 피처폰으로 현지 업체에 1위를 내주는 수모를 겪고 있다. 홍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인도 피처폰 시장에서 마이크로맥스가 노키아를 잡고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25.3%로 1위를 수성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