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夏鬪에 발목 잡히나…현대차 노조, 파업 결의

현대차 노조가 지난 12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의하면서 국산 자동차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부분 파업에 돌입한 르노삼성자동차에 이어 현대·기아차까지 파업 수순에 돌입하면서 생산 차질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연결될 지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이들 업체는 신차 출시를 통해 내수 판매 회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사업 차질은 물론 연관 부품 업계들까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대의원회의 파업 의결에 이어 14일 4만 7000여명의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원 투표에서도 파업이 가결되면, 현대차 노조는 22일부터 단계적인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난 11일 현대차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두 번째로 낸 노동쟁의 조정 신청 기한이 21일까지 예정돼 있고, 노사 간 실무 협상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간 중 특단의 합의가 없는 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앞서 르노삼성자동차도 임단협 결렬에 따른 파업이 확대일로에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8일과 11일 부분 파업에 이어 13일과 14일에는 하루 8시간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기본급 인상 외에 승진 문제 해결,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등의 사안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의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기아차는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올 뉴 쏘렌토’ 출시를 앞두고 있고, 르노삼성차도 디젤 세단 ‘SM5 D’ 판매 확대 및 닛산의 신형 SUV ‘로그’ 생산을 앞둔 상황이어서 차질이 예상됐다.

부품업체들의 연쇄 피해도 우려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을 할 경우, 국내 부품업체들의 하루 손실액은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기아차가 당장 전면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파업 확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가 하반기 들어 신모델 출시를 통한 판매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으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통상임금 등 각종 사안에 대한 노사 양측의 양보와 타협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