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와 제조업이 남미의 중심 브라질에서 한데 뭉쳐 해외 신시장 개척의 신호탄을 쐈다. 서로 이질적인 두 산업이 만나 융합 성과를 낸 사례다.
현지 시각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브라질 상파울루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코리아브랜드&한류상품박람회(KBEE2014)에는 1만8000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KBEE2014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힘을 합쳐 만든 행사로 올해로 두 번째다. 부처 칸막이를 없애고 중소기업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양 부처 산하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과 KOTRA가 함께 주관했다.

국내 기업 62개사가 참가해 200여명의 바이어가 몰렸다. 900건이 넘는 상담성과를 만들었다. 전시 참가자들은 문화 한류와 산업이 만나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빅스타글로벌의 한형훈 대표는 “첫 해외 진출인데 많은 바이어들과 만나 상담하며 남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이를 좋은 성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포스단말기 제조업체 오케이포스의 홍창근 해외영업팀 차장은 “2억 인구의 남미시장에 첫 발을 놓는 과정에서 공연으로 고조된 분위기 덕분에 남미 바이어와 친숙하게 만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K팝과 문화공연, 음식과 애니메이션 등이 어우러져 산업을 알리는 데 첨병 역할을 했다. 최태훈 브라질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은 “K팝과 만화, 전통공연이 흥을 돋우면서 브라질 바이어들이 한국 기업에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는 기회를 만들었다”며 “이는 향후 성장하는 브라질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안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K팝은 관객 동원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국내 대표 아이돌 그룹 가운데 하나인 ‘빅스(VIXX)’와 솔로가수 김보경, 브라질의 ‘챔스’가 어우러져 전시의 흥을 돋웠다. 브라질 팬은 전시장은 물론이고 겨울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전시장 바깥에 줄을 서서 K팝 스타를 맞았다. K팝 공연과 함께 몰려든 브라질 관람객은 공연 후에도 전시장을 떠나지 않고 한국 문화와 산업이 전시된 곳곳을 찾았다.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한류 콘텐츠 100달러를 수출하면 제조상품은 400달러가 덩달아 팔리는 성과를 본다는 분석이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콘텐츠 산업의 위상을 제대로 알리는 기회를 더욱 넓히겠다”고 말했다.
오영호 KOTRA 사장은 “이번 한류 박람회는 중남미에서 거의 처음으로 시도되는 한류 관련 행사로 그간 한류에 목말라있던 브라질 한류팬을 중심으로 호응이 좋다”면서 “스마트폰이나 자동차로 대변되는 하드웨어 강국 한국이 소프트웨어 측면이 함께 어우러져 국가 이미지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파울루(브라질)=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