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와 의료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개발돼 주목된다. 의료와 개인을 잇는 이른바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주인공은 라이프시맨틱스가 개발한 ‘라이프레코드’. 이 플랫폼은 의료기관과 일상생활에서 생성 또는 기록되는 정보를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등 통합 관리 환경을 제공한다.
라이프레코드는 병원과 개인 사이 건강 관련 정보를 교환하게 하는 일종의 ‘창구’와 같은 개념이다.
국제의료표준화단체(IHE)의 기준을 기반으로 해 병원 내 의료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여기에 사용자 주도로 생성되는 걸음수나 운동량 등 건강정보를 관리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이를 통해 개인의 건강 정보와 의료 정보를 유통, 공유케 하는 것이 골자다.
이 기술이 주목 받는 이유는 의료와 IT의 융합, 특히 모바일 헬스케어 구현에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헬스킷’을 공개하면서 메이요 클리닉과 에픽 시스템즈와의 제휴를 공개했다. 건강정보를 아이폰 내 취합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병원 쪽과 연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생성되는 건강 관련 데이터와 진료 정보를 공유하고 결합할 수 있다면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일례로 운동이나 건강 데이터를 병원으로 보내 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당사자한테 신속히 알릴 수 있다. 또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신속한 의료 대처도 가능해진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의료정보와 건강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면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며 “라이프레코드는 이러한 정보들을 개인의 통제 및 관리 하에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병원 환경에 있다. 진료기록들이 의료기관마다 다르게 작성된다. 라이프시맨틱스의 플랫폼 자체는 국제 표준에 따라 개발됐지만 정보의 통합관리를 위해서는 국내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는 뜻이다. 송 CSO는 “정부가 IHE를 기준으로 진료정보교류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어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2012년 9월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의생명지식공학연구실 출신들이 주축이 돼 뛰어들었다. 송승재 CSO는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의료정보 관련 국가표준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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